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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방앤컴퍼니 퇴사직원들의 절규···中매각 4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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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방앤컴퍼니 퇴사직원들의 절규···中매각 4년 그 후

전직 아가방앤컴퍼니 임원·직원들 인터뷰 "회사가 중국에 매각되더니… "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기업에 매각된 후 많은 직원들이 저급 기업문화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대형마트 내 아가방앤컴퍼니 매장, 김은수 수습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기업에 매각된 후 많은 직원들이 저급 기업문화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대형마트 내 아가방앤컴퍼니 매장, 김은수 수습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김은수 수습기자] "그 회사(아가방앤컴퍼니) 중국으로 넘어간 후 몹쓸 회사가 돼 버렸어요. 안타깝습니다." 전직 아가방앤컴퍼니 임원은 4년전 중국기업에 매각된 회사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보는 구인구직사이트(잡플래닛)에도 아가방앤컴퍼니를 좋게 평가하는 이들은 드물다. 오히려 자신들이 다녔던 회사를 비난 하는 글로 가득차 있다. 보통 유아용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들은 따뜻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하다. 갓난아이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최대한 착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안정적인 이미지를 홍보한다. 하지만 아가방앤컴퍼니는 유아용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업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험하다.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다. 이 회사를 다녔던 전직 임원이나 직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절대 입사해서는 안 되는 회사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왜 일까?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순수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왜 이렇게 이 회사의 기업문화는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3일 글로벌이코노믹은 구직을 위한 취업준비생들의 알권리를 위해 유아용품업체 아가방앤컴퍼니에 다녔던 전직 임원들 및 사원들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 사정을 취재해봤다.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중국기업(랑시그룹 랑시코리아)에 2014년 매각된 후 기업 문화가 중국식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랑시그룹에 넘어간 후 불과 몇년 사이에 엉망이 됐다는 것이다. 퇴직자들은 "랑시그룹 회장이었던 신동일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신상국씨를 대표이사에 앉혀 회사를 장악했다. 그 후 회사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털어놨다. 일부 퇴사자들은 구직사이트 호소문을 통해 이들 경영진의 잦은 인사이동 명령과 악의적인 조직변경을 꼬집었다. 경영자들의 체계없는 주먹구구식 회사 운영방식에 혀를 내둘렀다.

퇴사자 A씨는 글로벌이코노믹과 통화에서 "반복된 인사이동과 집단 대기발령 같은 중국식 운영방식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동복 회사를 만드는 회사로서 원래 회사 내 문화자체는 따뜻했다. 서로 돕는 분위기였었다. 하지만(중국계 회사 임원의) 중국식 경영으로 회사내 체계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퇴사자 B씨는 직원들의 처우를 묻는 질문에 "일년에 스무번 이상의 퇴사가 이뤄졌다"며 "그러면서 약 100여명의 입·퇴사자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상근 감사의 경우 기존의 박주열 감사를 임기 도중에 해임했고 또 다른 감사가 왔는데 제3금융권 감사로 임명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보니 박주열 전 감사 대신 올해 김철영씨로 감사가 바뀌어 있었다.

B씨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지분을 랑시가 26.5%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소액주주다. 소액주주들이 70%를 차지하는데 26.5%의 지분을 가지고 전횡을 일삼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무리한 신규사업투자(쁘디마르숑, 디자인스킨)에 의한 결손 역시 직원들이 아니라 경영자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가방앤컴퍼니는 디자인스킨과 쁘띠마르숑을 인수했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지난해만 당기순이익 손실 48억원을 봤다. 또 2015년 10월 인수한 디자인스킨은 작년말 기준 -21억원, 아가방이 70%의 지분을 인수한 쁘띠마르숑은 작년말 기준 -13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냈다.

지난해 퇴사한 C씨는 "인사이동을 마음대로 일삼았던 당사자는 중국 교포 출신의 임원이다. 한마디로 회사 경영진의 운영방식이 너무 즉흥적이다. 실제로 두명의 직원이 권고사직 당한 것을 목격했다. 한 직원은 59일만에, 다른 직원은 일주일만에 권고사직을 당했다"면서 "(일주일만에 권고사직 당한)직원의 퇴사 명목은 수습평가 부족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업계 피어그룹 보령메디앙스, 제로투세븐, 알퐁소 중에 단연 아가방은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가 있다. 그런 아가방이 경영진의 잘못된 운영행태로 인해 브랜드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 아쉽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중국기업에 매각된 후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던 전현직 임원 및 직원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조규봉 기자 김은수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