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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주년 맞은 LG “새로운 100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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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주년 맞은 LG “새로운 100년 준비”

- 구본무 '자율'· 구본준 '현장' 더해져 순항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LG그룹이 27일 창립 71주년을 맞았다.

설립 초기인 1950년대 전 세계에서 LG를 아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LG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그 중심에는 ‘형’(구본무)과 ‘아우’(구본준)가 있었다.
구본무 회장은 LG를 지주사로 전환시키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졌다.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은 현장 경영으로 백년 기업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 ‘따로 또 같이’ 구본무의 자율경영

“야구단은 감독이 가장 잘 안다” 1995년 구본무 당시 부회장이 회장에 오른 후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 LG그룹이 ‘친족 경영 기업’이라는 인식에 대해 그는 이같이 일침을 놓았다. 본인의 자율경영 철학을 야구단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구 회장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가 지주사 전환이었다. LG는 대기업 가운데 제일 먼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다.

LG는 화학 부문 LGCI와 전자 부문 LGEI를 합병해 통합지주사로 출범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34개 계열사가 지주사 LG에 편입됐다.

이로써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전자와 화학, 통신 등 3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게 됐다.
컨센서스 미팅 또한 구 회장의 자율 경영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그는 주요 계열사 CEO와 매년 2회씩 만나 중장기 전략을 논의해왔다. 1989년부터 시작한 이 미팅은 자율을 존중하고 책임을 강조하는 LG만의 독특한 전략회의로 자리매김했다.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 구본준, ‘현장’에 답 있다

구본무 회장이 그룹 전체 밑그림을 그린다면 구본준 부회장은 직접 현안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그의 경영 철학은 ‘현장’에 방점이 찍혀있다. 초고속 승진 없이 매니저급부터 경험을 쌓은 게 그만의 경영 DNA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됐다.

특히 1999년 LG필립스LCD 사장에 오른 뒤 그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다. ‘고객과 사원의 의견을 귀담아듣겠다’ ‘분기에 한 번씩 미팅을 실시하겠다’

구 부회장 당시 사장 취임 직후 이 같은 원칙을 집무실 입구에 붙여놓았다. 일주일에 절반 가까이를 구미 사업장에서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출범 4년 만에 TFT-LCD 세계시장 점유율을 1위 기업에 올려놓았다.

이후 LG상사에서 파산 직전의 광산을 흑자로 돌려놓고, LG전자의 영업이익을 1조원대로 회복시키는 등 성공 궤도를 달렸다. 구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글로벌 CEO 전략회의와 분기 임원세미나 등을 주재하고 있다. 창업 71주년을 맞은 LG는 구 부회장의 현장경영을 바탕으로 백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LG그룹은 27일 별도의 기념식 없이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 임직원들이 정상 근무하며 4월 금요일 중에 휴일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