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노예 해소‧女행동강령…인권을 향한 울림 가슴을 적셨다

공유
4

노예 해소‧女행동강령…인권을 향한 울림 가슴을 적셨다

[제6회 네팔국제인권영화제(NHRIFF) 참관기]

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공항에서 네팔 카트만두 공항까지는 직항 편으로 7시간 45분이 소요된다. 네팔 공항에서 카트만두 프린스호텔까지 가는 택시 사이로 매캐한 냄새가 스며든다. 지진과의 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4성급 호텔이 허름한 여관 시설이다. 짧은 팔 티셔츠로 네팔의 밤공기를 마신다. 3월의 네팔은 8°C에서 24°C를 오간다. 시차는 3시간, 한국이 빠르다. 달밤에 체조를 한다.

미지의 영화제에 참가한다는 것은 타국의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계 사람들과의 교류, 주제성을 가진 영화제 친구들을 만나고,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탐구 작업이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해발 1370m)는 산골이 아니었고, 인구 320만 명의 활기차고, 환경을 고민해야하는 고산지대 도시였다.
지난 3월 7일(수)부터 10일(토)까지 네팔 관광청 강당에서 제6회 네팔국제인권영화제(Nepal Human Rights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열렸다. 3월 7일 오후 1시 30분에 개막식이 이루어졌고, 폐막식은 10일 오후 4시에 이루어 졌다. 그 사이 3월 9일 오후 5시 15분에 필자의 마스터 클래스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특강이 있었다.

미지의 영화제에 참가한다는 것


그 나라 문화 수준 탐구 작업


다양한 장르 예술계 사람과 교류

주체성 가진 영화제 친구들 만나


네팔 인권과 여성 인권 생각하고

작은 힘 보태고 싶은 마음 들어


네팔국제인권영화제에 참가한 것은 영화제 집행위원 중 한 명인 리잘 아바스(Rijal Avash)를 금년 1월 다카영화제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의 간곡한 요청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맡게 되었고, 네팔영화제에서 적극적 집행위원인 사친 기미레(Sachin Ghimire), 영화전문기자 풀만(Fulman Bal), 영화제 회장 아룬(Arun Deo Joshi), 영화제 감독 판다프(Pandav Khatri), 평론가 아눕(Anup Subedi) 등과 친교 시간을 갖게 되었다.
개막작은 아동 인신매매로 인도로 끌려가 서커스 소녀가 되어야 했던 네팔 소녀들(쉐탈, Sheetal과 사라스와띠,Saraswoti)을 다룬 스카이 닐(Sky Neal)・케이트 맥라몬(Kate Mclamon) 공동감독의 네팔・영국 합작다큐멘터리 『내가 나락에 떨어진다 해도(Even When I Fall), 89분』이었다. 폐막작은 히말라야 외딴 마을의 신비소녀를 다룬 네팔영화 라예시(Rajesh) 감독의 『잘게디 마을(Jalgedi), 14분』이었다.

이미지 확대보기

자국 인권영화제에서 확장된 국제인권영화제는 30개국에서 71편의 영화가 카트만두 브리쿠티만답(Bhrikutimandap)에 있는 네팔 관광청 2개의 홀에서 상영되었다. 히말라야 산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린 영화제는 나흘간 여성인권강화(Empowering Women) 주제에 부합되는 영화들이 대부분 출품되었다.

네팔국제인권영화제에는 네팔인들의 외딴 삶과 여성인권을 다룬 네팔 영화가 스무 편이나 출품되었다. 사연을 담은 네팔영화들은 10분 미만의 단편에서 장편에 이르기까지 포진되어 있었고, 많은 영화들이 네팔의 특정 영화미학을 고민하지 못하고 있었다. 출품된 영화들의 다수가 홍보성 문화영화 스타일을 닮아 있거나 인도 상업영화의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영화제가 선정한 영화는 1200여 펀 중에서 71편이다. 수준차가 있지만 인상에 남는 개막작은 6년이 넘는 제작 기간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고 서커스 카트만두를 통해 새로운 네팔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계몽적이지만 훌륭한 영화였다. 영화제가 집중하고 초점을 맞춘 상영된 영화의 대부분은 여권 신장과 인권과 관련된 특징적인 이슈였다.

인권영화제는 영화제를 통해서 여성의 반 노예상태 해소, 여성의 행동 강령, 네팔 시골여성의 삶의 질 변화 등을 공론화시킨다. 영화제는 또한 네팔 영화에 나타난 여성의 위상, 네팔에서 인권의 동시대적 안건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광청 야외 공간에서는 영화제 기간 내내 영화연기자, 영화평론가 등과의 토크 시간이 있었고, 그림과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심사위원단은 체링 리타 세르파(Tsering Rhitar Sherpa, 네팔), 안드레아 모르겐(Andrea morghen, 이태리), 조레 잠니(Zohre Zamni, 이란), 노리코 유아사(Noriko Yuasa, 일본), 안젤리 바야니(Angeli Bayani, 필리핀)로 구성되었고, 그들은 각 분야별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출품작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 최우수 국제 넌픽션 특별언급상은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용기를 보여준 마헤라 오마르(Mahera Omar, 파키스탄)의 『피터윈 라만: 반란군 긍정주의자(Perween Rahman: The Rebel Optimist)』

○ 최우수 국제 픽션상은 기교면이나 내용면에서 영화언어를 구사한 사에드 미차리나(Saeed Nejati Michalina, 이란) 감독의 『비가 천천히 내려요(It Rains Slowly), 터키・이란 합작』

○ 최우수 국제 픽션 특별언급상은 유럽의 이민문제(아프간 탈출 중 트럭 안 산소문제)를 잘 묘사한 에드워드 와츠(Edward Watts, 영국) 감독의 『산소(Okygen)』

제6회 네팔국제인권영화제에 참가한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
제6회 네팔국제인권영화제에 참가한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

○ 최우수 국제 넌픽션상은 보다 낳은 삶을 바라는 부모들의 희망으로 4살의 나이에 도시에 보내져 12년 동안 부모를 보지 못하고 16살이 되어서야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자라 발포와 마르쿠스 스티픈슨(Zara Balfour and Marcus Stephenson, 영국) 공동 감독의 『눈 나라의 아이들(Children of the Snow land)』에게 돌아갔다.

○ 네팔 국내 감독들에게 수여하는 상인 베스트 넌픽션상은 교육 캠이 어린이 어깨에서 삶의 무게감을 덜어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디팍 토랑(Deepak Tolange) 감독의 『먼지(Chharo, Dust)』

○ 최우수 픽션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태도에 대한 모순을 아름답게 묘사한 스레라타 라나(Shreelata Rana) 감독의 『그녀를 숨쉬게 하라(Badh: Let her Breathe)』에게 돌아갔다.

네팔 타멜거리에는 네팔인 형제가 운영하는 태극기가 내걸린 대표적 한식당 ‘축제(페스티벌)’가 운영되고 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아 영화제 기간 동안 찾은 곳이다. 영화제는 영화 못지않게 음식과 관광도 인기를 많이 끈다. 네팔국제인권영화제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위치해 있는 네팔의 인권과 여성 인권을 생각하고, 뭔가 작은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고, 네팔과 네팔인들을 사랑하게 하는 정을 준 셈이다. 이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 정도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이 영화제가 유능한 네팔 영화학도들의 교본이 되기를 바란다.


장석용 글로벌 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Chang Seok Yong,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