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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복수은행 도입은 시대적 흐름?… 은행권 경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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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복수은행 도입은 시대적 흐름?… 은행권 경쟁 초읽기

수익성 보다도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 "경쟁 치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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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32조원을 굴리는 서울시 금고지기가 두 곳으로 바뀐다. 서울시 금고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시중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시 금고는 지난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4년 간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맡아왔다. 예산만 31조8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2곳의 시금고가 이를 운영한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우리은행과의 약정 기간이 올해 말인 12월 31일 만료되면, 공개경쟁 방식으로 복수의 시금고를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간 복수은행 도입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시금고 시스템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조수정 시 주무관은 "시금고 복수은행 도입을 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최근 우리은행 사고와 관련해서는 복수은행을 도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6일 전산시스템 오류로 시민 76만명에게 잘못된 납부 고지서를 보내 사과하는 일이 빚어졌다.

또한 복수 금고 체제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수 년 전부터 한 곳에만 맡겼던 구청의 각종 건설사업도 전자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화조 청소도 기존 한 곳에서 현재는 2~3곳이 나눠서 진행한다"며 "서울시가 복수 금고를 지정하는 것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세입·세출 외 현금 수납·지급, 유휴자금 보관과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를 맡는다.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을 고객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현재 구청을 포함한 서울시 산하 전 기관에는 우리은행 지점이 들어서 있다. 이번에 시금고로 지정되면 전 구청에 영업점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보다도 서울시 금고를 맡음으로서 얻게되는 '상징성'을 은행들이 노리는 것"이라며 "브랜드가치가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특별회계 관리는 1금고, 기금 관리는 2금고가 맡게 된다. 이번에 신설된 서울시 2금고에는 시중은행은 물론 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신협 등도 참여 가능하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 달 25∼30일 금융기관들의 제안서를 접수받아 심의한 뒤 5월 중 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 등이 그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복수 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4년간 시의 예산과 각종 기금을 확보하게 된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