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도 많았지만 북한이 참여하면서 평화의 동계올림픽이 됐고 열전을 펼치는 동안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도 여자 컬링팀이 “영미야” 열풍을 이끌면서 감동적인 승부 끝에 은메달을 따는 등 동계스포츠의 개최국에 걸맞는 성적도 거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지난 9일 개막해 ‘하나된 열정’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1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대회에서도 북한이 참가하면서 평화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참가 규모도 결코 작지 않다. 전 세계 49개국에서 선수 570명 등 1천 7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은 언론인들이나 알고 있을 뿐 국민들의 관심은 뚝 끊겨버렸다. 필자의 주위에 패럴림픽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언제 폐막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쉽게 끓었다 쉽게 식어버린다는 속설이 있다. 솔직히 이것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본다. 너무 쉽게 흥분하고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지금 강원도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는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정말 죽을힘을 다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
진정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데 사실 지상파들은 생중계가 거의 없다. 그나마 녹화 중계만 있을 뿐이다. 뉴스에서도 메달을 따야만 잠깐 나올 뿐이다. 크로스컨트리의 신의현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땄지만 생중계로 보여준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아이스하키 선수 중 빙판위의 메시라고 불리는 ‘정승환’ 선수 등 지금 아이스하키 팀이 파죽지세의 승전보를 올리고 있지만 지난 여자 남북단일팀의 관심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지금 동계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 지 조차 모를 정도다.
이것은 비단 조직위원회의 마케팅과 방송사들의 문제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평소에 얼마만큼의 관심이 장애인에게 있는 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할 문제다.
패럴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삶을 되찾아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실제로 패럴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들 대부분은 운동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았으며 국가대표에 대한 자긍심이 일반인 못지 않다.
지금이라도 2018 동계패럴림픽에 대한 관심과 뜨거운 응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수들도 신나지 않겠는가? 입장권 예매를 한 연예인에게만 맡겨서도 안된다.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의 기본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보는 시각이 바뀌고 장애인이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하나의 ‘빅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특히 동계 스포츠 중계에 ‘차별’이 없었으면 좋겠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