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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오프라인 예매로 추가 수익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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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오프라인 예매로 추가 수익 올려

모바일 공짜…콜센터·공항 카운터 수수료 부과

저비용항공사 예약 발권 수수료.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저비용항공사 예약 발권 수수료.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김명수 씨(66)는 한 저비용 항공사(LCC)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제주도행 항공권을 예약하는 도중 수수료 부과 안내를 받았다. 모바일이나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면 수수료가 없지만, 콜센터나 공항 카운터에서 예매하면 수수료가 붙는다는 것이다. 이에 회원가입부터 항공권 예매까지 직접 해보려 했지만, 인터넷이 서툰 김 씨는 결국 포기하고 수수료를 지불하고 콜센터에 예매를 맡겼다.


상당수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가 전화 콜센터나 공항 카운터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예매 시 부과되지 않는 수수료가 콜센터나 공항 카운터에서 예매하면 부과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마다 책정된 수수료는 다르지만 적게는 3,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에 달한다.

이들 항공사는 콜센터 운영과 공항 혼잡 완화의 목적으로 수수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나 급한 일로 공항에서 항공권을 예매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물고 있는 셈이다.

◇콜센터·공항카운터 '3,000~1만5,000원' 수수료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경우 콜센터 예약 발권 수수료는 국내선과 국제선 구분 없이 편도 3,000원이다. 공항 카운터 현장 예매하면 편도 기준 1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진에어는 공항 카운터나 예약 콜센터 이용 시 왕복 기준으로 각각 1만5,000원과 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예외는 아니다. 티웨이항공은 공항 카운터 발권 시 편도 기준 5,000원, 콜센터는 3,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이스타항공은 콜센터 예약 시 3,000원, 공항 카운터 현장예매는 5,000원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에어서울도 왕복 기준으로 공항 카운터 예약 발권 수수료가 1만원, 콜센터는 5,000원이다. LCC 가운데 현장 구매를 해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곳은 에어부산이 유일하다.

◇항공사 "콜센터 혼잡 완화・운영 목적"


항공사들은 업무량 감소와 인건비 충당 등을 이유로 현장 구매에 따른 수수료 부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현재 서울과 제주 두 곳의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해당 콜센터에는 90여 명의 직원이 항공권 예약부터 일반 문의사항, 불만사항 등을 접수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직원 업무량 감소와 고객들 대기 시간을 줄이는 차원에서 구매는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모바일 예매 이용고객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진행한 찜특가에서 50대 이상의 구매율이 10% 차지할 정도로 고령 고객의 모바일 예매가 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차등 수수료 지불이 불합리할뿐더러 오프라인 예매 방식으로 또 다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아직 항공사 예매 발권 수수료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면서도 "해당 사실을 염두하고 주의깊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불만에도 에어부산을 제외한 저비용 항공사들은 기존 수수료 제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의 경우 콜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인건비가 추가돼 어쩔 수 없이 수수료 부과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