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슈피겐코리아, 대표이사 댓글 하나에 ‘흔들’

공유
11

[기업분석] 슈피겐코리아, 대표이사 댓글 하나에 ‘흔들’

김대영 대표, 윤서인 작가 페이스북에 ‘화이팅’ 글 남겨 논란
윤서인 굿즈 제작에 후원설까지…“돈 받고 제작한 것일 뿐”
호실적에도 진입장벽 낮은 업황 감안시 브랜드 훼손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슈피겐코리아가 오너 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사업인 휴대폰 액세서리는 진입장벽이 낮다. 그만큼 브랜드력이 중요하다. 오너의 댓글로 인한 사태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슈피겐코리아의 주가는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호조로 평가됐고 단기 매출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상태였다.

잘 나가던 주가가 꺾인 것은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달 26일이다. 이날부터 3일 연속 하락한 주가는 장중 4만8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슈피겐코리아의 주가는 5만원대 회복 후 다시 4만원대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

슈피겐코리아의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엉뚱하게도 한 만화가의 웹툰 때문이다. 웹툰 작가 윤서인 씨는 지난달 23일 한 매체에 아동 성폭행범을 희화화한 한 컷의 만평을 올렸다. 조두순을 연상시키는 ‘조두숭’과 피해자, 피해자의 부모를 등장시킨 것. 웹툰은 곧바로 논란이 됐다. 청와대에 윤씨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기본적인 상식을 넘어섰으며 피해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 행위이기에 처벌해달라는 내용이다. 순식간에 ‘동의’가 쏟아졌다. 이달 25일까지인 청원은 5일 기준으로 참여자수가 20만명이 넘어선 상태다. 윤씨는 논란이 불거진 다음인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해명의 뜻을 전했다. 윤씨는 글로벌이코노믹과의 통화에서 "아동성범죄자를 옹호한 적이 없으며 단지 비판했다"고 말했다.

논란의 불씨가 슈피겐코리아로 번진 이유는 댓글 하나 때문이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가 윤씨의 해명글에 "화이팅"이라는 댓글을 단 것이 네티즌의 눈에 띈 것.

여기에 윤씨가 과거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슈피겐코리아 스마트폰 링 제품을 판매한 것이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슈피겐코리아가 윤씨를 후원하고 있다는 설이 돌며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에 “해당 댓글은 개인적인 성향이나 이슈가 된 만화의 내용을 응원한다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면서 “슈피겐코리아와 저는 윤서인을 후원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또 “굿즈 상품 또한 누구나 요청할 수 있는 주문 제작을 통해 만든 것으로 윤씨가 자신의 캐릭터로 주문 및 비용을 지불해 납품한 것이다. 상품을 슈피겐이 기획하고 후원해 론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한 기업의 대표로서 향후 작은 행동에도 심사숙고해 더 이상의 불편과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본사 사옥을 서울시 금천구에서 강남구로 이전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51% 늘었고 영업이익은 17.17% 상승했다. 회사가 잘 되고 있는데 댓글 하나가 우려를 키운 것.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계량이 불가능한 이슈에도 이 회사는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슈피겐코리아는 2015년 자신의 기업 상품 카피 의혹을 제기한 벤처기업 대표를 업무방해·명예훼손·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이듬해 무혐의 처분으로 끝나는 굴욕을 당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투자지표



슈피겐코리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4분기 실적은 잠정치만 나온 상태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3분기)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분기 누적 기준으로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모두 좋은 편이다.

안정성 비율은 견고하다.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3분기 말 기준 461.9%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유동자산은 1454억원, 유동부채는 315억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5.9%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는 총 327억원, 자본총계는 206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수록 좋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311.4배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돈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본다. 영업이익(302억원)과 비교하면 이자비용(1억원)은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성장성 비율도 좋은 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증가율은 14.7%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7.5%다. 매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이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절반 수준인 것은 비용 증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의 판관비 증가율은 22.1%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은 8.3%다. 전년 말(-1.5%)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3.5%다. 이 또한 전년 말(3.4%)과 비교해 큰 폭의 개선세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좋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 총이익률은 69.5%다. 매출 총이익률은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원가 관리 능력이 좋다.

영업이익률은 21.1%다. EBITDA 마진율은 21.6%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3.6%다.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면 지표는 변동될 전망이다. 슈피겐코리아의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2250억원, 영업이익은 510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25.51%, 17.17% 증가했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슈피겐코리아는 모바일기기 액세서리 제조 및 판매업체다.

이 회사의 연혁은 다소 복잡하다. 슈피겐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에스지피(SGP)코리아 설립을 모태로 삼고 있다.

본래 휴대폰 액세서리 제조업체인 에스지피는 2009년 2월 에스지피코리아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는 2006년 에스지피에 입사한다. 이후 에스지피코리아 설립 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에스지피코리아는 2012년 김대영 대표가 미국에 따로 설립했던 미국 현지 법인 유나이티드에스지피를 인수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현재의 슈피겐코리아가 탄생했다.

지난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슈피겐코리아는 2011년 김 대표가 보유 중이던 회사 지분 15%를 무상으로 직원에게 나눠줬다. 직원과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누겠다는 의도였지만 상장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상장을 앞두고 3년간 영업이익이 100억원가량 줄어드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김대영 대표가 현재 지분 59.21%를 보유 중이다. 임원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60.68%다. 이외에 자사주와 자사주펀드 등이 총 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