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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는 '복싱'… 유튜브 AsapSCIENCE 조사, 내적 정신과 외적 신체적 이상까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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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는 '복싱'… 유튜브 AsapSCIENCE 조사, 내적 정신과 외적 신체적 이상까지 고려

컬링은 스피드 스케이트와 루지 등보다 부상 비율 높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는 경기는 '복싱'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는 경기는 '복싱'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보름이 넘게 진행됐던 평창 동계 올림픽은 대형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하지만 경기 내내 아이스하키와 루지 등 보기에도 아찔하고 위험한 스포츠가 많았고, 그런 경기를 관전하면서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하고 마음을 졸이며 TV앞에서 걱정도 했다.

인류는 수천년 동안 스포츠를 즐겨왔지만 언제나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육체 손상은 누구나 한번쯤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는 어떤 경기일까.
이 질문에 유튜브(YouTube)의 유명 과학 채널 '최대한 빠른 과학 (AsapSCIENCE)'이 답했다. 가장 부상당할 위험이 높은 스포츠를 생각해보자. 2016년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위원회(CPSC)가 모은 데이터에 따르면 병원에 실려 온 환자의 부상 요인으로 가장 많았던 스포츠는 남녀 모두 농구였다. 집계된 인원은 남성이 약 19만명, 여성이 약 3만5000명에 달했다.

특히 미국 남자 프로농구 리그 단체인 NBA가 지난 17년 동안 조사한 결과 농구 선수가 가장 많이 부상을 입은 부위는 발목 부분의 염좌였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발바닥에 에어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을 경우 발목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4.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스포츠에서 입는 부상은 별로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으며 부상이 많다고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고 결정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컬링 경기는 누가 보더라도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요인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컬링은 스피드 스케이트와 루지 등 경기보다 부상을 입는 비율이 높다. 작은 썰매에 탄 채 시속 150㎞로 얼음 코스를 미끄럼 타듯 빠져 나가는 루지는 언뜻 보면 매우 위험하지만 실제 통계로는 하루 연습에서 발생하는 부상 확률은 불과 4%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생명과 관련한 부상이 발생할 위험도 생각해볼 수 있다. 'NCCSIR'(National Catastrophic Sport Injury Research)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 고등학교에서 보고된 스포츠 사망 사고 건수는 총 133건으로 그중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미식축구였다. 단 경기 인구를 감안하면 미식축구의 사망률은 겨우 0.00039%에 불과하다.

미식축구와 아이스하키 등의 경기는 굉장한 속도로 서로 충돌하는 장면이 많아 종종 위험한 스포츠로 손꼽힌다. 실제로 사망한 미식축구 선수를 부검한 결과 대부분이 '만성 외상성 뇌 질환(CTE)'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만성 외상성 뇌 질환은 뇌진탕을 일으키는 뇌손상을 여러 번 입어 뇌 조직이 변성 위축되어 버리는 진행성 뇌 장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외상성 뇌 질환은 데미지를 받은 후 몇 년 혹은 수십 년 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기억 장애와 언어 장애, 우울증, 파킨슨병, 인지 장애 등을 일으키고 악화될 경우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조차 매우 어려울 수 있으며 때로는 생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때문에 스포츠에서 가장 사망할 위험이 높은 부상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내적인 정신을 비롯해 외적인 신체적 이상까지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장 위험한 스포츠는 보호대도 거의 달지 않고 서로의 몸을 마구 구타하는 '격투기'로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 MMA)'와 '복싱' 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

긁히거나 찍힌 상처와 염좌 등 가벼운 부상을 입을 비율은 종합 격투기에서는 60% 정도로 복싱의 50%를 웃돌아 종합 격투기가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복서의 7%는 경기 도중 의식을 잃거나 눈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적이 있는 반면 종합격투기에서 비슷한 경험으로 부상당하는 선수는 4% 정도에 그쳤다.

만성 외상성 뇌 질환은 일명 '펀치 드렁크'라고 불릴 정도로 복싱 선수에게 흔한 병이다. 종합격투기나 미식축구는 몸 전체에 데미지가 분산되지만, 복싱은 규정상 아무래도 머리에 타격이 집중되기 쉽다. 또한 복싱은 훅이나 직선 등 다양한 방향으로 뇌를 가격하고 있다. 종합격투기보가 복싱선수의 뇌가 더욱 많은 데미지를 입는 것이다.

프로복서의 펀치 강도는 약 300㎏에서 500k㎏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충격이 머리에 집중되면 뇌는 여러 번 흔들리기 때문에 복싱에서 만성 외상성 뇌 질환 발병 위험은 필연적으로 다른 스포츠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는 복싱"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