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진원 브리오슈도레 본부장 "한국 고객들도 프랑스 빵 먹을 기회 있어야"

기사입력 : 2018-02-28 15:16 (최종수정 2018-03-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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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슈도레 서울로점. 사진=브리오슈도레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우리나라 고객도 프랑스에서 만드는 빵을 먹을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브리오슈도레가 없어지면 프랑스에서 만드는 베이커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거죠. 국내에 여러 베이커리, 외식 브랜드가 있지만 우리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나른한 봄날 오후, 햇살이 내리쬐는 서울로를 걷다보면 연결된 대우재단빌딩에서 조그마한 파리를 만날 수 있다. 2013년 국내에 상륙한 프랑스의 ‘국민 베이커리’ 브리오슈도레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브리오슈도레 서울로점에서 만난 최진원 대우산업개발 외식사업본부장은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20년 넘게 외식분야에서 신사업 등을 진행해온 외식전문가인 최 본부장은 “수익을 내는 것을 떠나서 브리오슈도레가 국내 소비자들이 프랑스의 베이커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국내 새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기 만족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진입 5년차를 맞은 브리오슈도레의 포부를 이야기하는 최 본부장의 눈은 어느 때보다 빛났다.

▲ 한국에 브리오슈도레가 들어온 지 4년이 넘었다. 현재 브랜드 상황은 어떤가.
- 브리오슈도레 국내 1호점이던 여의도점을 확장 이전한다. 여의도 상권이 워낙 빠르게 변하면서 IFC몰 등 새 공간이 진입해 브리오슈도레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스토랑 메뉴를 제외하고 가격을 낮춰 접근성이 더 좋은 위치로 이동해 여의도 고객들에게 상징적인 브리오슈도레 1호점의 체험 기회를 늘려주고자 한다. 현재 백화점 내 매장 등 몇 지점을 폐점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메뉴, 콘셉트 등을 담은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100% 제품을 수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로점이 레스토랑 메뉴를 파는 등 각 지점에 맞게 브리오슈도레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고객 니즈를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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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원 대우산업개발 외식사업본부장. 사진=브리오슈도레 제공

▲ 그동안 가맹점이 2개나 생겼다. 가맹 사업 확장을 진행하는 것인가.
- 가맹 사업을 시작하긴 했는데, 무게중심은 아직 직영점이다. 좋은 위치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상징적인 위치가 될 수 있거나 가맹점이 들어오기 힘든 임차료가 비싼 상권을 중심으로 새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일반 다른 브랜드처럼 직영 1~2개점을 내고 가맹점을 (마구) 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가진 브랜드 색을 공고하게 하려는 취지다. 가맹점을 확장하려고 무리하진 않겠지만 좋은 위치, 경쟁력 있는 곳에 가맹점 가능성이 있다면 굳이 안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직영점 위주 확장이 아직까진 중요한 부분이다.

▲ 기존 매장을 폐점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 예를 들면 백화점 내 매장이다. 백화점 매장은 오픈이 쉽고 운영이 비교적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브랜드와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다. 백화점에서는 외식 트렌드가 자꾸 변하면서 항상 새로운 걸 원하는데 (브리오슈도레) 자체가 그렇지 못하다. 수입을 새롭게 할 수 없는 거다. 브리오슈도레는 급작스럽게 매장을 늘린다든가, 현지에 들어오는 메뉴를 확 바꾸는 게 아니라 브리오슈도레가 가진 특유의 강점을 살리려는 거다. 프랑스에서는 베이커리를 볼 때 맛과 품질, 완성도를 함께 따진다. 새로운 베이커리로 확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이처럼 아이디어적인 것이 아니라 기본 틀이 바뀌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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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슈도레 압구정점. 사진=브리오슈도레 제공

브리오슈도레는 프랑스의 대중적인 베이커리다. 한국에 들어오면서도 기본 메뉴인 ‘크로와상’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결이 살아 있는 정통 프랑스 크로와상을 그대로 옮겼다. 최 본부장이 ‘정통 프랑스 맛’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리오슈도레는 프랑스에서 빵을 모두 수입해 온다. 디저트는 모두 프랑스에서 가져온 재료로 매일 아침 만든다. 이름만 빌려온 것이 아니라 정말 프랑스에서 먹는 빵 그대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맛보이는 것이다.

▲ 국내 베이커리 업계는 상당히 변화가 빠르다. 해외 외식 브랜드가 많이 진입했다가 망하기도 했다. 기본만 강조하는 브리오슈도레가 위험해보이기도 하는 이유다. 어떻게 보고 있나.
- 한국 고객들은 ‘풀 베이커리’ 문화에 익숙하다. 100개 정도 이상의 제품이 구비된 풀 베이커리 매장에 익숙한데, 우리(브리오슈도레)가 수입하는 종류는 40개에 불과하다. 이걸로 승부하려면 브리오슈도레의 고유함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확장 이전하는 여의도점에서는 ‘다망 프레르’라는 프랑스 티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티 음료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 베이커리와 가장 잘 어우러지면서도 경쟁력 있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보는 거다. 국내 외식업계는 미국, 일본 브랜드 진입이 많았다. 이 지역 외 음식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소리다. 경제력이 나아지면서 해외여행을 직접 가서 경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졌지만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익숙한 것 외에 새로운 것을 가져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한국 고객도 프랑스에서 만드는 빵을 먹을 권리가 있다. 극단적으로 브리오슈도레가 없어지면 프랑스에서 만드는 베이커리를 접할 기회가 없어지는 거다. 여러 베이커리와 외식 브랜드가 있지만 우리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 브리오슈도레는 단순히 빵을 파는 공간이 아닌, 프랑스 베이커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해오지 않았나. 하지만 국내 매장은 파리에서의 브리오슈도레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진정한 프랑스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
- 빵을 수입했지만 빵 이외의 것들은 우리나라에 맞춰진 것이다. 모두 (프랑스와) 똑같이 만들면 과연 잘한 건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제품은 프랑스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가장 강한 부분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부분이 잘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한국에 들어왔다가 실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전체적인 것들을 다 가져오려고 한 것 아닌가. 심지어 가격부터도. 난 프랑스 사람이 아닌데, 그래서 이 가치를 잘 모르는데 이 가격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경쟁에서 처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프랑스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가져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결합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리오슈도레는 그간 오픈한 매장 중 일부를 폐점하는 동시에 콘셉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직영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브리오슈도레는 프랑스의 티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프랑스 관광청과 협약, 문화 공연을 여는 등 단순히 빵을 파는 공간이 아닌 문화체험 공간으로서의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리오슈도레의 한국 정착에 대한 성공 여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들이 만드는 ‘작품’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맛을 가져와 가장 한국스럽게 풀어내는 것. 최 본부장이 말하는 브리오슈도레의 전략이다. 어쩌면 최 본부장의 말처럼 브리오슈도레가 실패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에게 슬픈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안에 작은 파리, 브리오슈도레에는 여전히 파리의 냄새를 담은 크로와상이 기다리고 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 임소현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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