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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페이스북, 정보편식 '필터 버블' 온상 전락… 호주 ACCC, 저널리즘 등 미디어조직에 영향력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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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페이스북, 정보편식 '필터 버블' 온상 전락… 호주 ACCC, 저널리즘 등 미디어조직에 영향력 막대

사용자를 특정 정보에서 고립시키는 '필터 버블'의 온상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거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사용자를 특정 정보에서 고립시키는 '필터 버블'의 온상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거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검색엔진의 대명사 구글(Google)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SNS 페이스북(Facebook)이 필터링 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Filter Bubble)'의 온상으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인터넷 서비스가 각 사용자에게 표시하는 정보를 분석하고 더 선호하는 것만을 표시하게 됨으로써, 사용자를 특정 정보에서 고립시키는 것을 '필터 버블'이라고 부른다. 그런 필터 버블의 온상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거론됐다는 것은 그리 명예롭지 못한 일이다.
호주 공정거래위원회(ACCC)가 26일(현지 시간) 공개한 토의 보고서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이 저널리즘이나 뉴스를 창조하는 미디어 조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지적됐다.

ACCC 보고서는 "인터넷상에서 공개되고 있는 뉴스 콘텐츠나 광고 수입 등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받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공개된 뉴스가 변경되지 않았는지", "소셜 미디어와 검색 엔진이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여 표시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알고리즘이 특정되는 동시에, 이 알고리즘이 플랫폼 위에 표시하는 뉴스가 얼마나 편향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사용자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 제공은 사용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급 알고리즘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소비자 보호의 우려 사항'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일부 사용자의 의견만이 알고리즘에 의해 거론되고, 뉴스의 일부 측면만이 두드러지게 되는 현상을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에코 체임버 현상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발생하기 쉬운 점이 우려된다. 특히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콘텐츠만 표시함으로써, 특정 뉴스의 최신 정보와 반대 의견 등이 아예 차단되는 '필터 버블'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디지털 플랫폼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온라인 콘텐츠를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뉴스와 코멘트들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스마트폰이 세계적으로 보급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필터 버블의 영향으로 일부 정보밖에 얻을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해 ACCC가 의구심을 품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보고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 외에도 검색엔진 '덕덕고(DuckDuckGo)', '빙(Bing)', '야후(Yahoo)', '에스커닷컴(Ask.com)', '바이두(Baidu)' 등과 함께, 소셜 미디어 '트위터(Twitter)', '링크드인(LinkedIn)', '스냅챗(Snapchat)', '인스타그램(Instagram)', '핀터리스트(Pinterest)', '구글플러스(Google+)'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에코 체임버 현상을 통해 오보가 확산되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종종 뉴스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는 더욱 이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알려진 이후에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퇴치를 위한 운동을 가속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진보가 전 세계인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언론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이나, 필터 버블의 영향 하에서 기존 언론이 재정적으로 존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결코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제공되는 뉴스의 질과 폭에 디지털 기술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공정한 심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