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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아이칸, 후지필름, 제록수 합병 제동… 대주주인 다윈 디슨 등과 합병 반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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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아이칸, 후지필름, 제록수 합병 제동… 대주주인 다윈 디슨 등과 합병 반대 성명

후지필름에 인수되는 것보다 고액 결제 기대

제록스 대주주들이 경쟁 업체와 투자 회사에 대한 인수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후지필름의 제록스 인수는 더욱 난관에 봉착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제록스 대주주들이 경쟁 업체와 투자 회사에 대한 인수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후지필름의 제록스 인수는 더욱 난관에 봉착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사무기기 대기업 제록스의 대주주인 미국 유명 투자자 칼 아이칸과 억만장자 다윈 디슨은 20일(현지 시간), 제록스의 주주들에게 경쟁 업체와 투자 회사에 제록스의 양도를 제안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아이칸과 디슨을 포함한 주주들은 성명에서, 후지필름 홀딩스(HD)에 의한 제록스 인수에 대해 재차 반대를 표명했으며, 후지필름에 인수되는 것보다 고액의 결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후지필름은 1월 말, 합작 자회사 후지제록스와 제록스를 합병하고 주식의 과반을 보유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시장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인쇄 기계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 제록스는 합병에 의한 규모 확대와 함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아이칸과 디슨을 주축으로 한 제록스의 주주들은 12일 후지필름 홀딩스에 의한 제록스 인수에 반대를 호소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들은 후지필름이 "제록스를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후지 측에 "제록스을 훔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디슨은 "후지필름에 의한 제록스 인수는 부정"이라며 뉴욕 법원에 인수 중지 청구 소송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본 후지필름의 미 사무 대기업 제록스 인수에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후지제록스는 1962년 제록스와 후지필름의 합작으로 설립됐으며, 주식 보유율은 후지필름이 75%, 제록스가 2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칸과 디슨의 지분 비율은 각각 9.7%와 15.2%에 달하며, 다른 대주주와 합치면 25%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통합에는 제록스 주주 총회에서의 승인이 필요했는데, 4분의 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인수합병안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다우존스 통신은 양사의 "경영 통합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일부 대주주들이 2차 성명을 통해 재차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심지어 경쟁 업체와 투자 회사에 대한 인수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후지필름의 제록스 인수는 더욱 난관에 봉착했다.
한편 제록스도 이날 성명을 발표했다. "아이칸을 비롯한 대주주들에 의한 성명은 후지제록스와의 경영 통합을 훼손하는 잘못된 권유"라고 비판하고, "양사의 경영 통합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