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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미약품, 일라이릴리 임상 중단 공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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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미약품, 일라이릴리 임상 중단 공시 영향은

연휴 직전 기술수출 후보물질 임상 2상 중단 공시 내놔
증권가 "아쉽지만 기다려야…부정적 인식 확산은 과도"
과거에도 공시 논란 지속…신뢰도 무너질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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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한미약품이 연휴 직전 악재성 공시를 내놓으며 우려가 깊다.

증시 전문가들은 임상 중단으로 단기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목표주가 또한 대거 내렸다.
전문가들은 단기 악재성 이슈라고 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파이프라인이 풍부해져 밸류에이션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미약품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파트너사인 릴리가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의 류머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2상 중간분석 결과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가 한미약품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요소로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대비 5.9% 내린 68만원으로 제시했다. SK증권은 목표주가를 59만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하향했다.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자심리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설 연휴 직후 첫거래일(19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장중 12%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후 파트너사인 아테넥스(ATNX)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KX-ORAX-001)’의 유방암 대상 임상 3상 환자등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50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다수 파이프라인이 남아 있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HM71224의 가치(4625억원)를 차감해도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4조5306억원에 달한다.

계약 반환 가능성은 있지만 다시 한 번 새로운 방향으로 임상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완전한 임상 중단이 아니라 새로운 적응증으로의 개발을 협의 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에브비,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혈액암이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BTK저해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릴리 또한 혈액암이나 루푸스 등 새로운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임상이 재개되면 새로운 가치가 더해지며 주가가 반전될 수 있다"며 "HM71224를 제외해도 연구개발(R&D)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악재성 공시로 무너진 한미약품에 대한 시장 신뢰가 단기에 회복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미약품의 악재성 공시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베링거 인겔하임과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공시를 내고 오후에 부진한 2분기 실적 공시를 냈다. 호재성 공시 직후 악재성 공시를 낸 셈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얀센에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또 2016년 9월29일에는 장 마감 후 기술수출 호재성 공시를 낸 후 다음날 개장 후 9시30분에 베링거 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개발 중단 및 권리 반환 결정 공시(악재성)를 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한미약품 측은 의도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했다.

같은 해 12월 말에는 2015년 사노피와 체결한 3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1건은 계약 해지, 2건은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과거부터 다수의 계약 해지 및 조건 변경 공시를 꾸준히 내고 있다. 신약개발 자체가 위험도가 있기에 실패도 당연히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공시를 늦게 내거나 '타이밍'을 잰듯 투자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표한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은 이번에도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악재성 공시를 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한미약품만이 아니라 제약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투자지표



한미약품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4분기 실적은 잠정치만 나온 상태다.

지난해 11월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3분기)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분기 누적 기준으로 안정성과 성장성 비율은 좋지 못하다. 수익성은 견조하다.

한미약품의 안정성 지표는 좋지 못하다.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3분기 말 기준 120.1%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유동자산은 6803억원, 유동부채는 5665억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본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05.4%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는 총 8424억원, 자본총계는 799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수록 좋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9.5배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돈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본다.

성장성 비율도 부진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증가율은 -3.8%다. 반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89%다. 매출이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눈에 띄는 것은 판관비 증가율(-10.3%)이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은 50.5%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7.3%다.

수익성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57.8%다.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원가 관리 능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영업이익률은 11.8%다. EBITDA 마진율은 15.6%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4.9%다.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면 지표가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29일 공시한 결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836억636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9175억8624만원, 당기순이익은 704억7358만원으로 각각 3.8%, 132.6% 늘어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한미약품은 2010년 7월5일 설립된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다.

모태는 1973년 임성기 회장이 설립한 한미약품공업주식회사다. 임 회장은 1966년 자신의 이름을 따 임성기 약국을 열었다. 이를 바탕으로 1973년에 한미약품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고 1988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을 2010년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기업분할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사업 부문인 한미약품을 떼어냈고 구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지주사)로 분할했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1.38%를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다. 국민연금도 9.22%를 보유하고 있다. 임원의 지분이 0.08%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이 회사의 지분 7.71%를 보유 중이다. 한양정밀도 한미약품의 지분을 1.42% 갖고 있다.

신 회장은 임 회장의 통진종합고등학교 후배다. 한미약품이 2000년 동신제약 인수 시 신 회장이 보유한 주식 60만주를 한미약품에 장외거래로 넘기면서 협력관계가 본격화 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지난 2010년 420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5%를 매입했다. 또한 2014년부터는 한미약품 주식도 사들였다. 중간중간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기도 했으나 현재도 적잖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