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고의 빙질이 최고의 기량을'…빙상장 지휘자 '아이스 메이커'

공유
1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고의 빙질이 최고의 기량을'…빙상장 지휘자 '아이스 메이커'

빙상장 제빙, 제습, 냉방, 정수, 급배수시설이 완벽하게 작동해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 조직위이미지 확대보기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 조직위

10일 진행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 준 종목은 '쇼트트랙'이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 아이콘' 임효준(22·한국체대)이 평창 대회에서 2분10초949의 기록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그리고 쇼트트랙만큼 국민의 기대를 모으는 종목이 또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두 종목 경기는 모두 빙상장에서 열린다.

이들 종목이 펼쳐지는 빙상 경기장의 가장 핵심은 '아이스 메이킹'이다. 말 그대로 경기장 링크에 얼음을 얼리는 작업이다.

최고의 빙질은 '아이스 메이커'의 능력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아이스 메이커'는 빙상 경기장의 컨디션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경기장 온도와 습도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율도 한다.

'아이스 메이커' 마크 메서 / 조직위이미지 확대보기
'아이스 메이커' 마크 메서 / 조직위

세계적인 '아이스 메이커' 마크 메서(Mark Messer, 캘거리대학 올림픽경기장 운영 매니저)에 따르면,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는 '좋은 얼음은 빠른 얼음'이라고 부른다.

최적의 빙상 경기장은 차갑고 단단한 얼음, 그리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음은 단단하지만, 표면은 미끄러워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메서는 "박차고 나가는 힘을 견딜 만큼, 단단하면서도 표면은 스케이트 날이 잘 미끄러지도록 아주 미세하게 녹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피드 스케이팅에 적합한 얼음 두께는 2.5cm이며, 무엇보다 미네랄 성분이 제거된 순수한 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장 콘크리트 바닥 먼지도 완벽하게 제거된 상태에서 그 위에 약 15~17겹의 얼음을 차곡차곡 얼려 나간다. 이 과정에서 기포나 불순물이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우승한 임효준 선수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우승한 임효준 선수 / 뉴시스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현장 먼지가 얼음에 섞이지 않도록 얼음 얼릴 때 공기 방울과 불순물을 위로 떠 오르게 한다.

이후 '잠보니(Zamboni, 정빙 기계)를 이용해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갉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작업을 거듭하면 순수한 얼음으로만 만들어진 링크가 완성된다. 또한, 속도 측정 센서 삽입이나 결승선, 코스 등의 페인트 작업도 병행한다.

'아이스 메이킹'은 경기장 상황과 모든 과정의 변수까지 고려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가량 걸린다.

얼음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도 모두 아우르며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스 메이커'는 많은 경험과 경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은 제빙, 제습, 냉방, 정수, 급배수시설이 완벽하게 작동해 무리 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다.

'아이스 메이커'는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경기장을 떠날 수 없다. 선수의 안전은 좋은 빙질에서 나온다.

'아이스 메이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