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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65) 현풍원조 박소선할매곰탕] 세월의 구수함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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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65) 현풍원조 박소선할매곰탕] 세월의 구수함을 맛보다


겨울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뜨끈한 곰탕 국물이 생각이난다. 뜨끈한 곰탕국물 한입하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곰탕은 가마솥에서 오랜시간 소뼈와 살코기를 함께 푹 끓여서 만드는 우리나라 슬로우푸드의 대표 음식이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만들어지는 과정이 까다롭다. 수고스러움이 가미되지 않으면 절대 그 맛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필자는 곰탕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다니면서 느낀 게 하나 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의 진정성과 연륜이다. 그 맛은 절대로 짧은 시간 동안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맛이 녹여져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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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나주 하얀집, 서울 하동관, 안성 안일옥, 진주 육거리곰탕 등 세월속에 그 맛이 빛을 발하는 곳들이다. 곰탕을 전문점으로 하는 상호 중에 현풍 또는 원조를 내서운 곰탕집이 많다. 원조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발빠르게 상표등록을 한다고 해서 그 맛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세월속에 그 맛이 녹아져 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풍곰탕은 황해도의 해주곰탕, 전라도의 나주곰탕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곰탕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원조 현풍 박소선 할매집 곰탕이 곧 현풍곰탕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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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풍원조 박소선할매곰탕이미지 확대보기
현풍원조 박소선할매곰탕

1950년대에 박소선 할머니가 이곳에 일심식당, 할매집이란 상호로 곰탕집을 운영해오다 할머니가 작고한 후 ​1996년부터 할머니의 이름을 딴 원조 현풍 박소선 할매집 곰탕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소박해 보이는 상차림은 간결했다. 파가 듬뿍 올라가 있는 뽀얀 곰탕 국물은 꾸밈없는 맛이었다. 먹을수록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은 입안에 흔적을 남겼다. 특히 대파가 듬뿍 담겨서인지 국물 맛은 느끼하지 않고 산뜻했다. 그리고 곰탕에 들어가 있는 부위는 꽤 다양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났다. 그냥 먹어도 좋았지만 종지에 담긴 간장에 찍어 먹으니 풍미감이 더해졌다. 곰탕 한그릇 다 비우고 나니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상호는 똑같을지언정 맛은 똑같을 수 없다. 진정성이 담긴 맛은 먹는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