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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항만 건설 전략에 '부채 함정' 빠졌다... 인도양 연안 국가 해상운송 요충지 시도 中 '진주목걸이 전략'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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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항만 건설 전략에 '부채 함정' 빠졌다... 인도양 연안 국가 해상운송 요충지 시도 中 '진주목걸이 전략' 희생양

10년 간 중국과 진행 인프라 건설 수백억달러 투입.. 계획 대부분 이익 낼 수 없는 구조

스리랑카가 중국의 '부채 함정'에 노출되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15년 2월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함반토타 항구. 자료=뉴인디아익스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스리랑카가 중국의 '부채 함정'에 노출되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15년 2월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함반토타 항구. 자료=뉴인디아익스프레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스리랑카 정부가 항만 건설 전략에 빚만 늘어나 심각한 '부채 함정'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양 연안 국가를 해상 운송 요충지로 삼으려 하는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에 희생양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리랑카는 지난 10년 간 중국과 진행한 엄청난 인프라 건설에 수백억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계획의 대부분은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며, 오히려 건설을 담당하는 중국에 대한 빚만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스리랑카 재무 장관은 "빚을 완제하는 데 400년이 걸릴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스리랑카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2017년에 이르러 150억달러(16조34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세계은행 그룹의 일원인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는 1956년과 2016년 사이에 불과 10억달러(약 1조900억원) 정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스리랑카 경제는 사회주의 정권 국가의 특징으로 국유기업이 경제에 강하게 개입함에 따라 재정 과다 지출로 인해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대출과 이자에 시달리는 국유기업이 만성적인 경상 수지 적자가 계속되면, 스리랑카의 국가 부도 위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빠져 나갈 수없는 중국 부채 함정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 완성을 위해 스리랑카를 포함한 인도양 연안 국가를 해상 운송의 요충지로 삼기위해 속속 항만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를 인도 해안을 빙 둘러싼다는 뜻으로 '진주목걸이 전략'이라고 한다. 특히 스리랑카는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거대 경제권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지목된다.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에 대해 중국은 항만, 공항, 대형 고속도로 등 전략적 인프라 구축에 거액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게 상환할 수없는 빚을 지게 함으로써 중국의 경제, 군사, 정치 사정에 따르게 하는 이른바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일련의 인프라는 중국 기업이 융자하여 중국의 이익을 창출하는 목적으로 건설된다. 예를 들어,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는 2010년 중국 측에서 건설비용의 85%를 차관하고 국유기업 중국항만공정공사가 건설했다. 그러나 연리 6% 이상의 높은 이자에 비해 이용률은 '하루 한척'에 불과하다.

또한 함반토타 항구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맛타라 국제공항이 있다. 마찬가지로 건설비의 90% 가량이 중국의 대출로 중국항만이 건설을 담당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개업 후 월수입은 불과 한화 약 15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맛타라 국제공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제공항으로 전락했다.

▍新 정권도 탈 중국 의존 방향 전환 불가피


아시아 주요 항구 중 하나로 여겨지는 스리랑카 서부 콜롬보 항구는 2014년부터 중국의 잠수선이 기항하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국내외에서 '인도양의 중국 군항'이 될 위기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2015년 과도한 중국 의존을 재검토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시리세나 정권이 수립됐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군사 개발로 의심된 중국 자본에 의한 콜롬보 항구 정비 공사를 중지시켰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적자 확대와 재정난으로 2016년 공사 재개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해 국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정부와 중국 정부는 함반토타 항구의 운영권에 대해 99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합의 내용은 스리랑카 해군이 담당하는 치안 경비의 권한을 중국 측이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중국이 내세우는 임대 계약 조건에 특징적인 '99'라는 숫자가 담겨있는데, 이는 중국어로 '永久(져우져우)'와 동음이다. 풀이하면 '영원히 손에 넣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어 중국의 야심을 간파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99년 계약은 스리랑카 외에도 호주 북부 다윈 항구 임대 계약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통한 관련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사례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으며, 개발 지원을 받은 국가의 빚은 점점 불어나 중국의 '부채 함정'은 더욱 견고하게 설치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부채 상환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중국의 '함정'을 비난하는 스리랑카 국민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