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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외신기자 취재 환경 개선 의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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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외신기자 취재 환경 개선 의향 없다"

외신기자클럽(FCCC), 중국 내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

중국에서 외국인 기자의 취재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화춘잉(华春莹) 대변인의 대응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중국외교부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서 외국인 기자의 취재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화춘잉(华春莹) 대변인의 대응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중국외교부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30일(현지 시간)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외국인 기자의 취재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화춘잉(华春莹) 대변인의 대응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외신기자 클럽(Foreign’s Correspondants Club of China, FCCC)'은 이날 지난해 중국에서의 취재 환경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는 지난해 12월 FCCC 회원 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지난해 중국에서의 취재 환경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회원은 40%로 2016보다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는 전년보다 31% 증가한 73%가 취재 시 공무원과 국가 안전 부문으로부터 경고를 받아 보도가 제한되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비자 연장 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우와 "발급 거부의 위협을 받았다"고 답한 회원도 전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외교부 기자 회견에서, 이 리포트와 관련하여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외국인 기자의 중국 내 취재 활동 여건을 개선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 같은 리포트는 보지 못했고, 누가 그런 조직의 대표인지도 모른다"고 답한 뒤, "여기에 있는 외국인 기자 여러분은 회원입니까?", "여러분은 이 리포트를 인정합니까?", "여러분은 중국에서의 취재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외교부 담당 부서는 여러분을 위해 중국에서의 취재에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라고 기자들에게 연이은 질문으로 대신했다.

이어 "리포트 내에서의 지적은 넌센스"라고 강조하며, "만약 FCCC의 견해가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거나, 또는 이 리포트에 동참하는 분은 손을 드세요"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화 대변인의 질문에 답해 손을 든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FCCC는 베이징에 상주하는 외신 기자 협회로, 40여개 국가를 향해 중국 관련 보도를 펼치고 있다. 또한 FCCC가 중국의 취재 환경을 비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이 같은 대응에 현장에서 반문하는 기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은, FCCC가 중국 내에서만큼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향후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신분이 더욱 위태해졌음을 뜻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