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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국계 기업에 "대만· 티벳은 국가 아니다"... 웹 사이트서 국가 취급했다 당국 조사 받고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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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국계 기업에 "대만· 티벳은 국가 아니다"... 웹 사이트서 국가 취급했다 당국 조사 받고 사과

메리어트호텔, 델타항공, 자라 등도 공식 사과

메리어트는 최근 중국 회원 대상 설문조사 메일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티베트 지역을 '독립 국가'로 취급해 문란을 일으켰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메리어트는 최근 중국 회원 대상 설문조사 메일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티베트 지역을 '독립 국가'로 취급해 문란을 일으켰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최근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자사 웹 사이트에서 대만과 티벳 등을 국가로 취급했다가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잇따라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로컬 기업들도 동일한 '오류'를 표기했던 사실이 인터넷 상에서 지적되면서 논란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호텔 체인업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에서 시작됐다. 메리어트는 최근 중국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용 메일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티베트 지역을 '독립 국가'로 취급했다. 메일을 수신한 중국 네티즌들은 즉시 인터넷을 통해 고발했으며, 상하이 당국은 '사이버 보안법'과 '광고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호텔 관리 회사의 책임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결국 궁지에 몰리게 된 메리어트 측은 인터넷을 통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통일을 해치는 어떠한 조직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태는 이것으로 진정되지 않았다. 메리어트 외에도 미국 '델타항공'과 의료 기기 업체 '메드트로닉(Medtronic)', 스페인의 의류 제조업체 '자라(ZARA)' 등이 잇따라 자사 사이트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어 중국 언론을 통해 글로벌 항공 기업 24개 사의 사이트에도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중국 민간항공국(CAAC)과 국가 관광국은 외국 항공사의 공식 웹 사이트나 앱을 통해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국가로 취급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델타항공은 "티벳과 대만을 공식 웹 사이트에서 독립 국가로 취급해 중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등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으며,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중국 민간항공국에 보낸 사과 서신에서 "중국은 델타항공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중국과 중국 고객에게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상에서는 중국의 인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국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사이트도 대만을 국가로 취급하고 있었던 사실이 연이어 폭로됐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는 비판과 냉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