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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부활 기지재 켠다'…‘빅3’, 올해 수주 목표치 일제히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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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부활 기지재 켠다'…‘빅3’, 올해 수주 목표치 일제히 상향

사진=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진=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업체들이 올해 조선업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 아래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높게 잡고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올해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목표를 상향한 것이다.

◇ '조선 빅3' 수주 목표 상향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132억달러로 계획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75억달러)보다 76% 높은 수치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미포조선 포함)은 10만t급 이상 탱커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중심으로 당초 사업계획보다 100억달러를 많이 수주했다. 특히 올해 목표치인 132억달러를 수주한다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주액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작년 하반기부터 수주를 많이 해 목표치를 높게 책정했다"면서 "업계 내에서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조선업 전망이 밝고, LNG선(친환경 선박)위주로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친환경선이나 품질 강화, 기술 개발 등에 방점을 두고 투자를 많이 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목표를 지난해(65억달러)보다 26% 많은 82억달러로 상향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수주액은 69억달러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신임 사장은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업황 개선에 힘입어 82억달러 수주가 예상된다"면서 "LNG선과 셔틀탱커 등 적정 이익 확보가 가능한 선종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량 증대 뿐 아니라 수주의 질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2019년부터 적용되는 선박평 형수 규제와 '20년에 적용되는 황산화물 규제가 앞으로 대규모 선박발주를 이끌어 내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공시 전이지만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수주 목표를 50억달러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액은 45억달러보다 5억달러 더 높은 수치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LNG선 등이 시장에서 회복 기미를 보여 수주 목표액이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 “업황 회복 기대, 일감 부족은 여전"

조선업황 회복 기미는 지난해 수주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연간 수주량은 645만CGT로 2016년 216만CGT에 비해 19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 중 연간 수주량 증가폭은 한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수주 목표는 상향했지만 일감 부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 계약 이후 약 1~2년이 지나야 생산조업으로 이어지는 탓에 당분간 일감부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선소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순환 휴직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에도 순환휴직을 지속할 방침이며 삼성중공업 역시 순환 휴직을 유지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임원과 조직도 30%가량 감축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매출 감소 등 경영규모 축소에 대비하고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체 조직 수(팀 단위 이상)를 89개에서 67개로 축소했다. 삼성중공업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종전 72명에서 50명으로 22명 감소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조직 개편의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구조조정 자구안 시행의 고삐를 당긴다. 대우조선은 올해까지 임직원수를 9000여 명대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부터 생산직을 포함해 전 직원이 10~15%, 임원들은 30~40%의 임금 반납과 함께 순환휴직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 때와 비교하면 수주 목표가 한참 부족하지만 조선업황이 회복되는 기미가 보인다”면서 “다만 수주시장 회복과는 별개로 올해는 일감 부족과 자금난이 지속돼 업계 사정이 당장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