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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트코인 카드로 구입 검색어 급부상… "광란기에 접어들었다" 경고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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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트코인 카드로 구입 검색어 급부상… "광란기에 접어들었다" 경고 효과 없어

신용카드로 비트코인 구입 22.1% '대금 미납'… 신용불량자 전락 위기

최근 미국 내에서는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입했다는 검색어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결국 홈에퀴티에 손을 대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미국 내에서는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입했다"는 검색어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결국 홈에퀴티에 손을 대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19세기 중반 미국인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황금의 도시' 서부로 향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든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가상화폐라는 꿈을 쫓고 있다. 그런데 가상화폐를 쫓는 이들의 지나친 욕심이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조지프 보르그 앨라배마증권위원회 위원장은 비트코인을 구입하기 위해 자신의 집을 담보로 '홈에퀴티'(주택 실질 가치)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광란기에 접어들었다"는 표현으로 지난해 12월 경종을 울렸다.
그러나 이미 가상화폐의 매력에 빠져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경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비트코인을 신용카드로 구입했다"는 검색어가 급상승 중이며, 결국 홈에퀴티에 손을 대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비트코인 구매자 18.6%가 신용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렌드에듀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구매자 18.6%가 신용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렌드에듀

미국 신용대출 조사 회사 렌드에듀(LendEDU)가 672명의 비트코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러한 위험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18.2%가 신용카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구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또 한 가지 경악할 사항은,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입한 투자자 22.1%가 '대금 미납' 상태여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로 구입한 22.1%가 대금을 미납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자료=렌드에듀이미지 확대보기
신용카드로 구입한 22.1%가 대금을 미납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자료=렌드에듀

2017년 11월 미국 소비자 신용 잔액은 전월 대비 280억달러(약 29조7300억원)나 증가했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전월 대비 8.8% 증가한 수치로, 무려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신용카드 동향을 나타내는 회전 신용이 112억달러(약 11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 최고치를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신용카드 채무 잔액의 급증이 비트코인 구입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데 있어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새로 발견됐다. 그 중 가장 큰 위험은 거래 수수료에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수수료는 3.99%에 달한다. 따라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사람은 모두가 처음부터 –3.99%의 손실에서부터 출발하는 셈이다.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사람보다 이익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미래의 가치를 분석하고 장기 투자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사항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과연 현실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처음부터 빚에 쫓기면서 투자한 사람들은 장기적인 투자 여력이 없어 단타 매매를 추구하게 되는데,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비트코인 열풍이 사회문제로 한층 다가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