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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펀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출시 계획 철회…SEC 규제·우려 표시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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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펀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출시 계획 철회…SEC 규제·우려 표시가 원인

SEC직원, 비트코인 선물의 유동성과 밸류에이션 우려

SEC가 비트코인 선물의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발표된 후 미국 투자 펀드의 비트코인 ETF 출시 계획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Bitcoin Isle이미지 확대보기
SEC가 비트코인 선물의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발표된 후 미국 투자 펀드의 비트코인 ETF 출시 계획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Bitcoin Isle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에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던 미국 투자 펀드 2개 사가 신청을 철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우려를 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8일(현지 시간) 래퍼티 자산 운용사(Rafferty Asset Management)와 익스체인지 트레이드 컨셉트(Exchange Traded Concepts)가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당초 두 회사는 총 3개의 비트코인 ETF를 계획하고 있었다. 서류에서는, 지난해 12월에 2개의 대형 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했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들은 비트코인 ETF의 신청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SEC 직원이 비트코인 선물의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후 ETF 출시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두 펀드 회사는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SEC를 포함한 미국 규제 당국은 가상화폐에 대한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직접 관리하는 기관은 아니다. SEC는 펀드를 관할하는 한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선물 거래를 담당할 뿐이다.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비트코인 상장이 통과할 수 있는 허점으로 작용했다. 미국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를 운영하는 CBOE 글로벌 마켓의 선물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10일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했으며, 이어 18일에는 선물 거래소 대기업 CME 그룹도 거래를 시작했다.

CBOE나 CME, 나스닥의 거래 환경은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을 취급하는 거래소는 초보적인 감시 체제마저 부족해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후 시장 조작의 가능성, 가격 설정의 실수, 청산 기관의 구조적 위험 등 수많은 불안이 제기됐고, CFTC는 "비트코인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위험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신청된 ETF 중 하나는 비트코인의 1일 가격 변동의 2배 속도로 상승하거나 하락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비트스탬프 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비트코인의 1일 가격 변동이 10%를 웃돌았던 날은 26회로 조사됐다.

월 1회의 10% 가격 변동은 CFTC가 받고 있는 비난과 함께 자칫 비트코인 상장과 ETF 출시에 대한 책임마저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가 SEC로 전이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현재 월가 자산운용사들 또한 가상화폐 ETF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와 우려에 대한 방안을 찾기 이전에는 당분간 비트코인 ETF 출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