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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수감 1년, 얻은 것과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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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수감 1년, 얻은 것과 잃은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독방(독거실) 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독방(독거실) 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이 기간 53회의 1심, 17회의 2심 등 총 70회를 재판장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공판은 지난해 12월 27일 종결됐다. 이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5일 나온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2심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지난 1년간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참 많다고 밝혔다. 얻은 것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반면 잃은 것은 기업인으로서의 추락한 신뢰도라고 언급했다.

◇ 이재용이 얻은 것


“그간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사회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 얘기를 참 많이 들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27일 한 말이다. 그는 피고인 최후진술을 통해 지난 1년 간의 수감생활에 대해 토로했다.

이 부회장의 옥중생활에 관해 많은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옆방 수감자에 위로를 전하고 과일 등을 전했다고 한다.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유지해 일부 교도관 사이에서 ‘신사’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2심 공판을 통해 법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일면식이 없던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재판장에서 2번 만났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시호 씨와 정유라 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진술도 들었다. 서류로만 접했던 인물들을 만나며 이 부회장은 많은 것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생활 중 얻은 것은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것과 동시에 본인의 솔직한 속내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인이 지닌 가치와 목표, 태도 등을 가감 없이 전했다.

그는 본인을 낮추는 모습을 최후진술을 통해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서 빚이 가장 많은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 최상의 교육을 받았고 글로벌 기업 삼성에서 능력 있는 선후배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행운이라고 언급했다.

◇ 이재용이 잃은 것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으로 잃은 것은 참 많다. 그중 중국 보아오포럼과 이탈리아 엑소르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은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지대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의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특히 지난 2014년 선밸리 콘퍼런스에선 팀 쿡 애플 CEO와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행사가 끝난 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소송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추락한 신뢰도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삼성에 실망한 국민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바닥까지 떨어진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

또한 본인의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날려버렸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년 와병으로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난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을 이끌어왔다. 이 기간 중 1년을 놓친 것은 향후 기업경영에 있어 큰 허들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법조계는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 징역 3년이 실형이 될지, 집행유예 5년이 포함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