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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객기, 최초로 시야 150m 이륙 성공…'항공기술&서비스' 한 단계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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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객기, 최초로 시야 150m 이륙 성공…'항공기술&서비스' 한 단계 성숙

시야 불량에서 이륙 성공한 항공기 15대에는 모두 HUD기술 탑재

야오창 국제공항에서 선전(深圳)을 향해 출발한 SC1181편이 시야율 150m 상황에서 이륙에 성공한 중국의 유일한 비행기로 기록됐다. 자료=베이징청년보이미지 확대보기
야오창 국제공항에서 선전(深圳)을 향해 출발한 SC1181편이 시야율 150m 상황에서 이륙에 성공한 중국의 유일한 비행기로 기록됐다. 자료=베이징청년보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12월 29일 오전 7시 4분 중국 산둥성 성도 지난(济南)시 기상청은 안개에 따른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시내 및 기타 현·구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의 시계가 500m 이하로 일부 지역에서는 200m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전 7시 46분, 하얀 안개에 덮인 지난 야오창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보잉 737-800 항공기가 이륙했다. 선전(深圳)을 향해 출발한 SC1181편은 이 시간대에 지난 공항을 출발한 유일한 비행기로 기록됐다. 중국 민간항공 사상, 여객기가 시야 150m에서 안전하게 이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둥항공 통제센터의 자오보(赵波) 씨는 베이징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SC1181편이 이륙한 오전 7시 46분 이후 9시 16분까지 무려 14대의 산둥항공 항공기가 시야 150m 이하에서 이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야 불량에서 이륙에 성공한 항공기 15대에는 모두 HUD기술이 탑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UD기술이란 전면 유리창에 주요 정보들을 투영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로 첨단 운항을 위한 보조 시스템에 사용된다. 이번 중국의 시야 150m 이륙 성공 이후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기술로 부각했으며, 항공기의 지연율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중국의 많은 공항은 시야 200m가 이륙 표준으로 채택되어있으며, HUD기술 기준을 50m 내렸을 뿐"이라며, "도대체 그 50m가 어느 정도의 장점이 있기에 이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부분의 항공기 사고는 이착륙 시에 발생한다. 따라서 비행기의 운항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바로 이착륙 때다. 그로인해 시계가 불량할 경우 비행기는 시야를 확보할 때까지 연착할 수밖에 없다. 시야 50m를 확보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므로 결코 50m를 만만하게 볼 수만은 없는 셈이다.

이전 야오창 공항의 이륙 시야 기준은 일반적으로 200m, HUD기술을 탑재하지 않은 항공기는 400m로 제한됐다. 그리고 29일 시야가 400m를 회복한 시간은 오전 10시 경이었다. 9시 16분까지 15대가 이륙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50m 시야 극복은 굉장한 기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국은 200m 시야를 표준 이륙 거리로 규정했는데, 이번 야오창 국제공항에서 150m라는 새로운 기록이 탄생함으로써, 향후 중국 전역의 표준은 150m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지연율을 낮추고 운항 효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중국의 항공 기술과 서비스가 한 단계 성숙해짐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