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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형의 미식가들의 향연] 맛이 주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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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형의 미식가들의 향연] 맛이 주는 행복

조기형 맛평가사('맛 평가론' 저자)
조기형 맛평가사('맛 평가론' 저자)
남성들이 포르쉐를 사고, 여성들이 루이비통 같은 럭셔리한 제품들이 필요한 이유는 재력을 보여주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본능이라고 심리학에서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도 이런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최고를 추구하는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브랜드다. 이것은 외향적인 표식이며 이를 통해서 자신의 역량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적인 품격은 내향적인 표식으로 이를 높임으로써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고, 좋은 학교를 나오고, 유명한 예술품을 소장한다. 이렇게 최고를 추구하는 삶의 방향에서 내면적인 성숙을 위해 더욱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에 심취하고, 취미에 몰입하고,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무언가를 향해서 목표적 삶을 살고 있다. 그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특권층에는 최고 브랜드가 있다. 바로 미식가다.
미식을 즐기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풍요와 지식 함량이 충분해야 가능하기에 미식 브랜드는 최고의 선상에 자리하고 있다. 어떠한 위상보다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은 맛을 즐기면서 경험되는 행복 가치가 심오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목표로 가지고 있는 행복을 먹을 때마다 즐기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에서 이야기하는 핵심키워드는 행복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하는 최고의 전문가 반열에 든 사람이 예술가다. 이는 남들보다 행복에 노출되어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미식을 즐기게 되면 신체적이고, 정신적 반응에 예민해진다. 그런데 날카롭지 않게 예민해진다. 맛을 느낄 때 인식의 예민함이 다양하고 골고루 작용하기 때문이다. 맛집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미식가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조건과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맛을 즐기는 것은 잠깐의 행복이지만, 이러한 행복이 하루 3번 반복되는 것에 위안을 삼는 경우가 많다. 먹을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어른들의 웃음소리는 하루 10번 정도다. 자신을 뒤돌아보면 행복을 구경하기 힘든 생활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여기를 벗어나는 시간이 먹을 때다. 몸은 긍정적일 때 에너지를 더 많이 생산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으면 힘이 빠지게 된다.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상식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나쁜 생각을 하면 몸은 싫어한다. 그래서 부정적인 호르몬을 정화시키려고 몸이 자정작용을 한다. 몸은 생존을 위해서 긍정적인 호르몬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본능이 작동한다.

몸의 생존을 위해서 긍정적인 호르몬 분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즐거울 일을 기다리고 있다. 맛을 통해서 공급되는 호르몬은 대부분 긍정적인 호르몬이다. 맛을 즐기는 시간이 길어지고 횟수가 많아지면, 그 만큼의 활성에너지가 많이 생산된다. 이럴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 또한 많이 풀어지기에 몸은 본능적으로 이때를 기다린다.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럭셔리한 상품과 진배없이 상위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맛이 주는 행복의 공명이 몸과 마음에 방방하게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본다.


조기형 맛평가사('맛 평가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