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수필집에서 ‘행복’을 정의한 대목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중시하고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소비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 평균 7시간 근무다.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존 임금을 유지한다. 신세계 측은 “쉴수록 서비스질이 올라간다는 철학 아래 근로시간 단축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롯데그룹도 내년부터 초과근무를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를 도입한다. 퇴근 후 카톡 등 문자 지시를 금지하는 ‘모바일 오프제’도 계열사별로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또 일부 계열사에서 도입한 ‘PC오프’ 제도도 전체 그룹에 적용하기로 했다.
유통 ‘빅2’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기업문화 혁신에 앞장서며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대다수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여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근로시간 단축 문화가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 갈 길도 멀다. 신세계 이마트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이 미래 임금을 최저임금 이하로 낮추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월 5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총액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마트 근로자의 임금은 물론 근로 환경까지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노조들은 문 대통령 공약인 2020년 시급 1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저시급 근로자(주 40시간) 월 임금은 209만원이다. 반면 35시간을 일하는 이마트 근로자 월 임금은 183만원으로 오히려 최저시급 근로자 임금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전조와 오후조가 함께 근무하는 동시 근무시간이 줄고 업무 가중이 높아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득상승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의미가 없다. 먹고 사는 걱정 앞에 근로시간 단축은 강 건너 잔칫집 일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삶이 없는 저녁’을 걱정하는 국민들도 많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