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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 아파트 44만 가구… 1990년 이후 최대 ‘입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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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 아파트 44만 가구… 1990년 이후 최대 ‘입주폭탄’

내년 전국적으로 44만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이 쏟아진다.이미지 확대보기
내년 전국적으로 44만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내년 전국적으로 44만가구의 새 아파트가 쏟아진다. 1990년 이후 최대 ‘입주폭탄’ 예고에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43만9611가구로 올해(38만3820가구)보다 14.5%가량 증가한 수치다. 노태우 정부가 1988년부터 시작한 주택 200만가구 건설 당시보다 많다.
1980년대 말부터 일산·분당·평촌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하며 1990년대 들어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었다.

1991년 24만9000여 가구에 불과했던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992년에 40만4198가구로 급증했고, 94년(41만4469가구)과 95년(41만9430가구), 97년(43만2128가구)까지 4개 연도에 걸쳐 연간 입주물량이 40만 가구를 넘었다.

그러나 1기 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된 2000년대 들어서는 연간 입주 물량이 40만 가구를 넘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최근 20년 만에 최대 물량이 입주한 올해도 40만 가구에 못 미쳤다.

내년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부동산 시장에 물량 과다로 인한 충격이 우려된다.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하는 곳은 경기도로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1992가구가 입주한다. 역시 1990년 이후 경기지역 최대 물량이다.

이미 일부 경기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매매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은 계속 늘고 있는 미분양과 맞물려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올해보다 16% 증가한 2만3193가구가 입주한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입주량이 2만가구를 넘었던 대구시는 내년에는 1만2743가구로 입주물량이 줄어든다.

강원도는 올해 입주물량이 5959가구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1만6542가구가 준공될 예정이다. 약 1.8배 증가한 수치다.

전북은 올해보다 129% 증가한 1만3229가구, 충북은 86% 늘어난 2만2762가구가 입주한다.

현재 미분양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경남과 충남도 각각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3만9815가구, 2만4363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최근 매매가는 보합세로 돌아선 가운데 전세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내년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일부 지역에는 전셋값 하락폭이 더욱 커지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빼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정권들의 부동산 부양책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거래가 급감하면서 매매가가 조금씩 떨어지는 모양새다.

한 지방 공인중개사는 “매매가가 떨어지지는 않지만 매물이 싹 사라졌다. 그러나 급매는 사려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점점 내려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분양물량 증가는 청약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가구 수는 총 5만5707가구로 전월 대비 2.36% 증가했다.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올해 청약시장은 준수했다. 특히 서울과 일부 지방 대도시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실 계약율이 많이 떨어져 미분양 가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강보합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무는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향 조정 압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