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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미뤄진 신동빈 회장의 롯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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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미뤄진 신동빈 회장의 롯데 인사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선고(22일)날, 가슴 졸였던 롯데 직원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재판장 분위기는 신 회장의 징역형이 51% 확실시 되고 있었다. 사진기자들이 호송 차량 앞에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 그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하지만 그런 예측은 재판 중반 이후부터 바뀌었다.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이 51%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결국 호송 차량에 앞에 진을 치고 있던 사진기자들을 물(?) 먹였다. 당초 장인상을 챙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신 회장은 곧 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경영 위기에 몰렸던 신 회장의 부활이다. 물론 그 전에도 신 회장은 직원들의 신임과 지지를 받던 가장 강력한 경영권자였다. 하지만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1.4% 밖에 안 된다. 경영 자격을 문제 삼아 신 회장을 얼마든지 칠 수 있는 구조다. 그의 형 신동주가 이런 점을 잡고 중간에 노략질(?)을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재판부는‘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신 회장을 벼랑 끝에서 끌어 올렸고, 신 회장의 위태하던 경영권도 회복하게 됐다. 다만 검찰의 항소로 2, 3심에서 1심의 판결을 깨고 징역형이 선고 된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 이미 징역 4년을 구형받은 신 회장은 내년 1월26일 이 사건 선고 공판도 앞두고 있다. 만약 실형이 선고된다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지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검찰보단 재판부가 롯데의 억울한 상황을 더 잘 안다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엮인 것도 그렇고, 사드 부지를 제공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만으로도 이미 롯데는 기업 활동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수조원의 손실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업하기 힘든 나라다. 한편으론 질타의 목소리도 크다. 기업이 비리의 온상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 경기는 호황이다. 그것도 초기단계다. 앞으로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25%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이후로는 195% 뛰었다. 트럼프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실업률은 10.0%로 정점을 찍고 나서 4.7%까지 하락했다. 리스크는 있지만 아시아와 유럽, 남미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간 전 세계에서 경기확장 동기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3%로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은 2.5%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든 면에서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으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만 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억울하지 않은 기업은 없다. 뻔히 보이지만 진상조사와 입증 때문에 물 들어올 때 노 젖는 것은 고사하고 닻도 못 올리는 상황이다. 정경유착의 폐단 때문인데,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한다. 정치는 기업하기 좋은 정책을, 기업은 생산성 확보를 통해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기업이 정치판에 놀아나고, 정치판은 기업을 이용하려는 적폐 없어져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이 바뀌고, 차례진 밥상을 매번 뒤엎어서야 한 끼라도 제대로 먹겠나 싶다. 롯데그룹은 12월 안에 임원인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신 회장 재판으로 시점이 미뤄져 1월 초에 인사가 진행된다. 발목 잡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