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칼럼] 중국의 이상한 성탄절… 마아쩌뚱 탄생일과 크리스마스 트리

공유
5

[김대호 칼럼] 중국의 이상한 성탄절… 마아쩌뚱 탄생일과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 쓰러뜨리기 등 반 성탄절 운동 시작

중국이 성탄절 없애기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은 각 기관과 하부 조직에 더이상 크리스마스 행사를 벌이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 이후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쓰러뜨러기 등 본격적으로 성탄절 탄압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식 사회주의로 세계를 제패하는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서는  서양문명을 타파하고 중국 전통을 복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성탄절 없애기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은 각 기관과 하부 조직에 더이상 크리스마스 행사를 벌이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 이후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쓰러뜨러기 등 본격적으로 성탄절 탄압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식 사회주의로 세계를 제패하는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서는 서양문명을 타파하고 중국 전통을 복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오늘은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이 태어난 날이다.

마오쩌뚱은 1893년 12월26일 태어났다. 올해로 탄생 124주년을 맞는다. 중국은 5년 또는 10년 주기로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는 숫자 5안 10으로 꺾어지는 해가 아닌 만큼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마오쩌둥은 예수 그리스도와 생일이 하루 차이다. 예수는 12월25일에 태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수많은 나라들이 12월25일을 성탄절로 간주하고 있다. 러시아의 동방정교는 예수 생일을 1월로 보고 있지만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 그리고 대부분 개신교가 예수 그리스도가 12월25일 이 땅에 왔다고 주장한다.

마오쩌뚱은 예수 그리스도가 온 그 다음날에 태어났다. 이 때문에 적어도 중국에서는 마오쩌둥과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이 간혹 헷갈리기도 한다.

개혁개방 전까지만 해도 중국 사람들은 성탄절과 산타클로스를 잘 몰랐다. 중국 공산당이 종 교는 아편이라며 철저히 탄압을 했기 때문이다. 반면 마오저뚱의 생일인 12월26일은 국가 차원에서 큰 기념일이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성탄절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소속 종교를 떠나 지구촌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성탄절 분위기속에서 한해를 보낸다. 중국의 연말 성탄절은 12월25일보다 하루 늦은 12월 26일 이었다. 마오쩌뚱을 성인으로 간주하여 그의 생일날을 기려왔던 것이다.

예수그리스도와 산타클로스의 성탄절이 부활한 것은 등소평이 이른바 백묘흑묘론(白描黑描論)을 주창하면서 서방과의 교류를 시작한 80년대 이후부터이다. 외국인들이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연말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절 문화도 함께 이입된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중국에서도 해마다 연말이 되면 거리에는 캐럴 송이 흐르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30여년 이상 개혁 개방을 이어오면서 어느새 중국에서도 서구식의 성탄절 문화가 뿌리를 내렸다. 중국 국민의 대다수는 여전히 그리스도교를 믿지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12월25일 성탄절만큼은 중국인들도 전 세계인과 함께 축하하면서 함께 즐기게 된 것이다.

한동안 살아나던 중국의 성탄절 축제분위기가 올해는 몰라보게 위축됐다. 연말이면 잇달아 쏟아지던 중국 관영 매체의 성탄절 관련 보도가 자취를 감추었다. 일류 호텔의 식당 예약률도 뚝 떨어졌다. 오히려 중국 여러 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쓰러졌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넘어뜨리는 모습이 인터넷 동영상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중국의 한 지방도시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학생들에게 “서양의 명절인 성탄절을 거부해야한다”고 가르치는 동영상이 돌고 있다. 길거리 곳곳에서는 “성탄절 대신 중국문명을 계승하자”는 구호가 목격되기도 했다. 중국 명보는 광저우의 한 교회에서는 경찰들이 성탄절 인파를 차단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인파들이 교회로 몰리자 경찰이 나서 도로를 막고 신도들에게 돌아가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중국 산둥(山東)성의 한 기업은 아예 가두 행진에 나섰다. 종업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세단을 만들어 거리를 돌면서 “성탄절을 더 이상 명절로 지내지 말자”고 촉구했다. 성탄절 대신 12월26일 마오저뚱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의 성탄절 격하 움직임은 지난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중국 문명의 위대한 부활을 주창하면서 외래분문화의 배격을 역설했다.

중국 공산당은 올 성탄절을 맞이하기 전 주요 기관과 기업 그리고 대학 공산주의 청년단 등에 성탄절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거나, 가게 앞에 크리스마스 추리 또는 장식을 설치하는 것도 금지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방송 광고 등에서 성탄절 장식 등을 노출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나왔다.

예수 그리스도 생일 대신 마오쩌뚱의 생일을 중국의 성탄절로 만들어야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마오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사오산(韶山)시 등에서는 5나 10으로 꺾어지는 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오 동상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당정 회의와 대중 연설에서 잇달아 마오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래 중국 신세대의 정신세계에서 점차 희석돼오던 마오쩌둥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2013년 마오 탄생 120주년 기념식에서 마오를 '중국 인민해방군의 창건자이자 중국 공산당의 창설자, 중국의 건립자라면서 마오는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고 있는 중국 몽은 사실 중국식 사회주의로 중국의 위대한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중국몽을 향한 시 주석의 꿈은 성탄절 지우기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