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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크리스마스도 규제 대상?!…서방 열강에 침략당한 '굴욕의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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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크리스마스도 규제 대상?!…서방 열강에 침략당한 '굴욕의 기념일'

서양 사회의 가치관 확산 방지, 공산당 사상 통제 유지하려는 의도

중국 당국이 서양 사회의 가치관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의 개최를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당국이 서양 사회의 가치관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의 개최를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내에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친구 등과 함께 축하하는 습관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마저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의 개최를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 배경에 서양 사회의 가치관 확산을 방지하고 공산당 사상의 통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미국의소리(VOA)는 크리스마스 연휴 보도를 통해 중국 선양약과대학(沉阳药科大学)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위원회가 단원들에 대해서 "서방 문화의 침식에 대항해야 할 것"이라며 서양 종교 행사의 개최를 금지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안후이(安徽省) 공청단도 회원 교류 사이트 '웨이신(微信)' 계정을 통해 "중국은 과거 서방 열강에 침략받았던 사실로 크리스마스를 '굴욕의 기념일'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공청단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역시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후난성 헝양시(衡阳市) 공산당 기율검사 당국은 당원들과 그 친족에 대해서 크리스마스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 행사 참여를 금지시켰다. 심지어 헝양시 경찰 당국은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도심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시민의 신분증을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공시했다. 간쑤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정부가 앞장서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의 판매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몇 년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 25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의 환구시보는 "중국에서 크리스마스의 확대는 미국이 내세운 '이데올로기 심리전'으로, 미국의 정치 이념과 가치관을 넓히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고 맹렬히 비판했다. 또한 이 기사에서는 당원들의 종교 신앙 및 종교 행사 참여를 일체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당국의 크리스마스 금지령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는 "서방의 문화를 배제한다면, 우선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배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대신 중국의 전통 명절을 보내야 한다고 당국은 강조하는데, 사실 그 중국 전통 문화를 파괴 한 장본인은 당국이 아닌가"라는 비난 섞인 코멘트가 전해졌다. 또한 2012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산타클로스가 함께한 단체 사진을 찾아낸 네티즌이 "국가주석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데 우리는 왜 안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