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도 혼자?… 식품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혼자’와 가장 어울리지 않았던 연말마저 혼자 즐기려는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식품 소비 유형도 과거와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음식을 소비했던 파티 역시 소규모 홈파티로 변형되고 ‘혼술’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된 것이다.
홈파티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간편함과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 이 때문에 식품업체들은 간편함에만 치우쳤던 패키지를 전면 수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있게만 했던 기능성에서 데운 후 바로 식탁에 내도 멋스러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용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편함과 맛을 동시에 잡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 간편식 전문 브랜드들은 연신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간편요리양념 카테고리의 대부분인 찌개양념 시장은 링크아즈텍 기준 지난 2013년 303억원, 2014년 332억원, 2015년 33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388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약 1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볶음조림 등 기타 간편요리양념 시장 역시 간편식 트렌드에 따라 지난해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간편식 시장이 점점 커지자 외식업체도 간편식 시장에 진출, 매장에 가지 않아도 브랜드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 “가성비? 욜로?” 극과 극 트렌드의 공존
반대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욜로(YOLO)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이다.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부딪힌 젊은 층 사이에 퍼져나간 트렌드다.
이들은 저축보다 소비를 택한다. 이 때문에 자신을 위한 투자라면 아낌없는 소비 시장의 ‘큰손’이다.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욜로 열풍을 등에 업고 매출 상승을 이끌어냈고 비싸더라도 현재의 행복을 위해 투자를 선택하는 욜로족들은 식품 역시 프리미엄으로 몰렸다. 식사를 한 번 하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것이다.
다소 멀리 가더라도 유명 외식브랜드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저렴한 메뉴를 찾았던 소비자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불하기 시작하자 유통업체들은 지방 유명 브랜드를 서울로 유치하고 나섰다.
이처럼 가성비와 욜로의 동행은 언뜻 모순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공존했다. 정보력이 강해진 소비자들은 똑똑하게 비교해 가성비가 좋은 것을 선택하면서도 당장의 행복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욜로족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에는 혼족, 가성비, 욜로를 비롯한 트렌드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위해 서로 손을 잡는 컬래버레이션이 공존하는 형태를 택했다. 한 업체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취향대로 선택권을 넓히는 한편 외식업체들의 간편식 시장 진출, 제과와 음료업체의 컬래버레이션 등 업계 구분을 허무는 형태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