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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건전한 소비가 답이다①] 경제 훼방꾼 블랙컨슈머,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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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건전한 소비가 답이다①] 경제 훼방꾼 블랙컨슈머, 손실 '눈덩이'

富 분배 축소… 소비자들 경제 '알박기' 몽니 늘어
주력 산업 '고전'… 허위제보·업무방해, 성장에 '毒'
전문가들 "기업 경제활동 방해, 손해 자초하는 일"

블랙컨슈머들의 기업활동 방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이미지 확대보기
블랙컨슈머들의 기업활동 방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과연 얼마일까?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에 따른 인력 투입과 인력이 받는 스트레스까지 따지자면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상상도 못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값을 매기라고 하면 과연 얼마를 줄 수 있을까. 환산 불가능한 게 블랙컨슈머들의 행태다. 블랙컨슈머란 소비자는 소비자인데, 자신들의 이익을 노리고 기업을 등치는 아주 악질 소비자들을 말한다. 없어도 될 혹은 있어서는 안될 소비자들이 그들이다. 신년기획을 통해 경제 흐름에 역행하는 블랙컨슈머의 행태와 문제, 그리고 대안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경제 훼방꾼 블랙컨슈머, 손실 '눈덩이'
②가짜 소비자 갑(甲)질… 멍드는 진짜 소비자들
③블랙컨슈머 양산, 기업들도 책임

◇인구에 따른 경제 부가가치론


인구에 따른 경제적 부가가치론은 늘 맞다 틀리다의 논란을 야기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부터 본격적인 인구 절벽 시대를 열게 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는데 출산인구는 줄어들어 경제 활동을 하는 이들도 점점 감소하게 된다”며 “대신 노인 인구가 늘면서 국가가 부담하는 복지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우려했다.

인구가 2000만~3000만명일 때 이 이상 늘어나면 재앙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취업난이 없었다. 대학교 졸업생들이 굳이 어렵게 취업을 하기 위해 머리를 싸맬 일도 없었다. 인구 5000만명이 넘자 상황은 달라졌다.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려운 게 취업난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재앙이라고 하더니, 인구 절벽이 되자 일하는 사람은 줄고 경제는 더 위축되고 있다. 혹자는 인구가 많아지면 국가의 부는 커지지만, 커진 부는 대부분 부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역설한다. 그 근거로 전 세계에서 인구가 1억명 이상인 국가 중 부의 분배가 잘 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부의 분배가 잘되는 복지국가들은 대부분 북유럽 인구 1000만명 전후의 국가들이다. 이들은 사람다운 대접을 받는 삶을 산다. 인구가 적으면 사람 소중한 것을 알기 때문에 당연히 복지정책도 좋을 수밖에 없다.

◇기업 경제 중앙에 알박는 블랙컨슈머


서두에 블랙컨슈머를 말하면서 때 아닌 웬 인구론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블랙컨슈머의 양산은 바로 이런 인구론에 기인한다. 한 취업 포털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 10명 중 2명은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만큼 한국 사회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반증이다. 블랙컨슈머의 태동은 다소 다르다. 먹고 살기 힘든 요즘, 한 푼이 아까운 돈으로 제품을 샀는데 엉뚱하게도 문제가 많은 제품이어서 기업에 문제 제기를 했던 때가 있었다. 이를 그 누구도 블랙컨슈머라고 하진 않았다. 충분히 구매자의 억울함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그 색은 검게 변했고, 지금의 블랙컨슈머도 생겼다. 인구가 많아지고 정상적인 분배가 어려워지니 기업에 몽니를 부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기업 경제 중앙에 알을 박게 된 것이 블랙컨슈머다.

안팎으로 힘든 경제 상황에 블랙컨슈머들은 더 활개를 친다. 2018년 한 해도 녹록지 않은 이유다. 특히 블랙컨슈머들이 점점 더 영리해지고 진화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보상을 받고 또 어떻게 하면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때론 언론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단 언론에 "억울하다"며 제보를 한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흐느낌을 이용해 감성을 자극하고 속아 넘어간 언론은 블랙컨슈머인지 아닌지 채 판단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슈화 시킨다. 사실 언론이 블랙컨슈머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블랙컨슈머의 특징 중 하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문제를 정확히 짚어가며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때문이다. 절대 속아 넘어가지 않을 사람도 정확한 논리에 청산유수처럼 술술 문제점을 말하는 블랙컨슈머들에게 순간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블랙컨슈머, 화이트컨슈머 소비에 악영향


블랙컨슈머들은 화이트컨슈머들이 정상적으로 소비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경제적으로는 막대한 손실을 낳는다. 기업 입장에선 가짜뉴스도 보도되면 그것을 믿는 소비자들이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고 시도하게 된다. 블랙컨슈머가 대놓고 기업에 삥(?)을 뜯을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블랙컨슈머들의 협박 수단은 하나 더 늘었다. 가짜라도 그걸 진짜처럼 만들어 삽시간에 퍼뜨리는 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트코인도 당했다. 2017년 12월10일 한국 비트코인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틀 만에 44% 폭락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폭락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한 건 놀랍게도 한 고등학생이었다. 같은 해 11월부터 비트코인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 플래티넘’이란 새로운 암호화폐가 탄생한다는 내용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분리돼 새 화폐가 갈라져 나오는 과정을 말하는 건데 이 때문에 투자 심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갑자기 트위터에 아주 그럴싸하게 하드포크가 예정돼 있던 날 한국어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한 고등학생의 사기’라는 소문이 퍼졌고, 비트코인 시세가 44% 폭락했다. SNS의 단면이다. SNS에 기업 제품을 비난하는 글 한 줄이 가져오는 파장은 의외로 크다. 기업의 이런 약점을 노린 블랙컨슈머들은 한 해에만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치로는 2016년 9월 갑질 고객 즉 블랙컨슈머를 잡아내기 위해 경찰청이 100일 간 특별 단속을 한 결과 한 달에 1289건을 적발하고 69명을 구속했다. 남성 블랙컨슈머가 89.6%로 압도적이었다. 여성은 10.4%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와 40대가 절반을 넘었고, 직업별로 무직자(32.8%), 회사원(18.3%), 자영업자(17%)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권익 보호 측면에서 제품에 대한 불만을 자유롭게 말하고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의 경제활동에 방해돼선 안 된다”며 “그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수익을 창출해온 철강, 자동차, 스마트폰 등 주력 산업이 국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허위 제보, 업무방해 등은 오히려 경제를 해치는 적”이라고 설명했다.


조규봉 기자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