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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차 압수수색에 당혹… 승계프로그램 등 현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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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차 압수수색에 당혹… 승계프로그램 등 현안 산적

2연임 확정지었으나 노조 설문 개입 의혹·셀프 연임 등으로 잡음 무성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2기 체제가 임기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연임을 확정지었으나 연임 찬반 설문조사 조작 의혹에 대한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와 '셀프 연임'으로 '윗선'의 눈총을 받는 등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찬반 설문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를 다시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3일 국민은행의 HR본부장 사무실 등을 2시간가량 압수수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앞서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9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놓고 진행된 노조의 온라인 찬반 설문조사에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사실 관계가 확인된 만큼 윤 회장의 도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의 해묵은 갈등으로 셀프 연임이라는 지적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KB노조는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에 참여하고 그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식 구조'"라며 윤 회장이 경쟁자 없는 연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셀프 연임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과 연임과 관련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CEO 유고 시 즉각적인 승계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또 경쟁자를 인사조치해 대안이 없는 것처럼 만들고 연임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만드는 게 사실이라면 중대한 책무유기다"고 쓴소리했다. 해당 CEO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금융권 종사자라면 누구인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10일 주요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손질을 위한 전담 조직인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사 CEO(최고경영자)가 제왕적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셀프 연임을 하는 관행을 본격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 "연임 과정의 문제가 이미 불거졌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연임을 하면 당국에서 사실상 어느 정도 개입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금융 산업은 어느 정도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어디까지 간섭하고 개입하느냐가 핵심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