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총수들은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경련의 주도로 자금이 모였기 때문에 큰 뜻 없이 돈을 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과거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서만 이사회 경영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인 지난 2월부터는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나 후원금 등을 집행할 경우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같이 더 이상 기부·후원금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전경련 탈퇴 러시도 지난해 청문회 때부터 시작됐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은 청문회장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에 대안을 제시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재단 성격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각 기업들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그룹 중 LG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 선언을 했다. 이어 올해초 삼성과 현대차, SK 등도 잇따라 탈퇴했다. 포스코와 KT, 에쓰오일도 회원사에서 빠졌다.
재계 총수들의 청문회가 끝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당시 청문회에서 다뤄졌던 내용은 현재까지 재계에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해체 위기에 내몰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고, 삼성은 잠시 선장을 잃었다. 청문회 악몽이 1년째 재계를 괴롭히고 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