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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여성 신입행원 비율 2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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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여성 신입행원 비율 29.75%

2015~2016년 5대 시중은행 대리·행원직 신규 채용 현황 중 여성 비율.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2015~2016년 5대 시중은행 대리·행원직 신규 채용 현황 중 여성 비율.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5대 시중은행의 대리·행원 직급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이 3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16년 신한·우리·KEB하나·KB국민·IBK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대리·행원 직급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29.75%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18.65%로 가장 낮았고, 신한은행 25.45%, 기업은행 33%, 국민은행 35.15%, 우리은행 36.50%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행원들은 대부분 정규직과 비정규직 경계선에 있는 '준정규직' 직군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은행권이 정규직화를 시도하면서 대면업무를 맡던 비정규직을 기존 정규직과 합치지 않고 별도의 직급을 만들면서 생겨났다. '2등 정규직'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이들은 영업점에서 주로 수신 업무를 담당한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상담 및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예금팀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일반 대리·행원 직급은 수신, 여신, 외환 등 모든 업무 처리를 담당한다.

신한은행이 2011년 도입한 'RS직군'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9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행원B/6급'에 속한 여성 비율은 98.4%, 국민은행의 'L0(엘제로)' 여성 비율은 95.4%, 우리은행 '개인금융서비스' 직군의 여성 비율은 94.6%, 기업은행 '준정규직' 직군의 여성 비율은 87.6%로 집계됐다.

여성 인력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차장·과장 직급에 속하는 여성의 평균 비율은 42.46%지만, 부부장(부지점장)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은 평균 12.22%까지 줄어든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의 경우 부행장 직급의 여성 인력은 '0명'이다.

임금 현황을 살펴보면 2등 정규직의 임금은 일반 대리·행원들이 받는 임금과 비교했을 때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3000만원까지 차이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2등 정규직의 임금은 일반 직급 임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2등 정규직 임금이 대리·행원 직급 임금의 각각 61%, 66%로 나타났다.

금융노조 측은 "2등 정규직군이 승진이나 급여 등 여러 면에서 차별받고 있고 이에 속한 여성들이 사실상 '유리천장'에 막혀있다"며 "일반 행원직군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2등 정규직군과 일반 정규직군 간 임금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야 한다"며 "일반직으로의 전환도 한층 수월해지도록 승진 제도도 계속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격차를 줄이거나 정규직군으로 통합 시 타 구성원들의 동의도 얻어야 하고 재원 마련도 쉽지 않아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현재 정규직화 방안을 논의 중인 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통합 계획은 따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점진적으로 대리와 행원급 일반 정규직과 처우를 맞춰가려고 한다는 입장이나, 통합 직군으로 합칠 계획은 아직 없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사측이 (정규직화 방안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