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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정당 지도자 모아 놓고 "시진핑은 글로벌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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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정당 지도자 모아 놓고 "시진핑은 글로벌 지도자"

中 공산당 세계정당 고위급대화 폐막... 체체 자신감 과시목적서 이탈 "도 지나쳤다" 후문

시진핑 주석은 1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공산당이 세계 최대의 정당이며 인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하는 당이라고 강조했다. 자료=CCTV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주석은 1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공산당이 세계 최대의 정당이며 인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하는 당"이라고 강조했다. 자료=CCTV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전 세계 120여 국가의 200여개 정당 및 정치조직 지도자 300여명을 베이징으로 초대한 '중국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中国共产党与世界政党高层对话会)'가 3일(현지 시간) 폐막했다. 집권 2기를 맞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체제의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임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으나, 폐막이후 행사 전반에 대해 살펴본 결과 그 도가 지나쳤다는 후문이다.
행사에 참석한 세계 각국 대표들은 더욱 강력해진 시진핑 정권 하의 중국을 축하함과 동시에,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자국과의 친분 강화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라는 테마가 무색하게, 시 주석이 내세우는 '인류 운명 공동체'의 중심에 중국이 있는 것은 자명하다는 사실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내건 외교 이념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에서는 10월 당 대회에서 밝힌 "시진핑의 새로운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국제적으로 권위화 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당 중앙의 '핵심'으로 개인숭배 화가 진행되는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도자'로서의 시 주석의 면모를 고스란히 연출한 셈이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에서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츠오 대표가 초대되었고,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겸 외무장관과 캄보디아 훈센 총리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은 세계 정당 지도자 여러분과 함께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차려놓은 이번 국제 행사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집권당 간부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1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공산당이 세계 최대의 정당이며 인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하는 당"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당 대회에서 금세기 중반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는 목표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중국 인민뿐 아니라 세계 각국 인민의 행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화위원회의 책임자를 맡은 송타오(宋涛) 중앙대외연락부장은 개막에 앞선 회견에서 '시진핑 사상'에 대해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 있어서도 깊은 의미와 영향이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공산당의 '시진핑 사상'이 세계를 지도하는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계 미디어 '미국의 소리(VOA)'는 2일(현지 시간) 이를 두고, 베이징에서 11월 19일 발생한 화재로 19명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불법 건축물에 사는 적어도 수십만 명의 이주 노동자가 퇴거를 명령받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공민의 기본적 인권과 생존권이 경시되는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인류 운명 공동체와 정당의 책임을 논하는 것은 큰 아이러니"라고 보도했다.
심지어 대화위원회의 이러한 '중화사상'이 묻어나는 장면도 있었다. 정치국 상무위원과 일본 야마구치 대표 등 참석자 20여 명과의 집단 회견이 열린 2일 회견장에서는, 이번 대화위원회나 시 주석의 강연에 대한 '감상'을 1인 3분 이내에서 발언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주석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찬양'을 글로벌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한 셈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