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양경제 온라인은 27일(현지 시간) "고베제강 데이터 조작 스캔들은 '메이드 인 재팬'의 품질 신화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다"면서 "창립 100년이 넘은 명문 기업이 존망의 기로에 섰다"고 지적했다.
고베제강 카와사키 히로야 회장 겸 사장은 지난 10일 재발방지에 관한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각 사업 부문의 수익 여부만 보고 있어 품질 관리 등 공장의 생산 활동에 관한 각종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마디로 말해 경영진이 중시하는 것은 "돈을 벌고 있는가"일뿐 나머지는 경시했다는 것이다. 바로 리더십 부족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주간 동양경제에 따르면 고베제강은 과거에도 이 같은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6년에는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 데이터를 조작했으며, 2009년에는 정치 자금법 위반으로 총수가 사퇴했다.
게다가 고베제강은 스프링용 스테인리스 강선 시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JIS(일본 공업 규격) 인증 취소됐다. 문제는 스캔들이 발생할 때마다 공식 사과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기업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은 채 임시방편으로만 대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고베제강과 거래를 해온 대기업 한 간부는 "중소기업이 그대로 커진 회사가 고베제강이다. 조직이나 사내 규정, 업무의 진행 방식이 전혀 근대화 되지 않고 있다"면서 "주류인 철강 사업과 계열사인 알루미늄 구리 기계 사업 등이 전혀 다른 회사 같다. 회사 간 불화도 깊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사업 부문별로 무리해서 왔기 때문에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