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 시장의 움직임과 달리 중국에 의존해 왔던 많은 국가들은 은근히 중국 정부의 고도 전략을 경계하고 자국이 입을 타격을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같이 중국에 수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단기적인 매출 감소 등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에서는 따이거우(代購, 보따리상)라 불리는 개인 수입 대행업체가 인기를 누려왔다. 높은 관세를 지불하지 않고 해외 제품을 구입한다는 점에서 것이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으며 면세점 쪽에서도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따이거우를 반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관세 인하 조치에 따라 따이거우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이들을 통한 구매도 줄게 된다. 이는 곧 "면세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혼란이 예상된다"고 AFR은 주장했다.
실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로 올해 초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금지시키면서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국내 면세점 평균 구매액은 오히려 급상승했다. 올해 7월 집계된 외국인 1인당 매출은 약 655달러로 1년 전 333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 모두가 따이거우들의 구매 급증에 따른 결과였다. 면세점 측은 따이거우의 대량 구매가 불법 유통 등의 부작용 소지가 있음에도 실적 유지를 이유로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한국과 호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그동안 꾸준히 대중 무역을 지속해오던 호주와는 달리 사드 직격탄에 의한 매출 급감을 체험한 국내 제조업체는 한중 관계 개선과 관세 인하 조치는 최고의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왜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높은 관세를 지불하지 않고 해외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매력으로 지속됐던 따이거우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 정부로서는 합법적인 관세 무역이 늘어남에 따라 세금은 더욱 많이 걷히게 된다. 중국이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관세를 낮추고 대중 수출국들의 이익을 살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중국 정부의 수혜 또한가 포함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