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과 가치는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엔화 강세를 의미한다. 엔화가 달러당 112엔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지난달 13일 111.82엔을 찍은 후 한 달 반 만이다.
현지시간 2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상승 시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높은 달러를 매수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야 하지만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3% 하락한 93.87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 취임에 맞춰 연준 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연준이 ‘이상 사태’를 맞은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7명의 연준 이사진 가운데 4자리가 공석이 된데다 파월 신임 의장 취임 후 ‘완만한 금리인상 노선’이 이어질 것이란 확신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옐런 의장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후 엔화환율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옐런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4년까지 남아 있다”며 “시장에는 이사진에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만 민주당이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옐런 의장이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금융정책 투표권을 행사하는 7명의 연준 이사진 의견이 일치하면 투표권을 가진 연방은행총재 5명 전원이 반대해도 연준의 의사가 통과하는 구조다. 시장이 연준 이사진이 ‘매파’냐 ‘비둘기파’냐를 눈여겨보는 이유다.
옐런 의장이 빠지면 연준 이사는 파월 신임 의장과 랜들 퀄스 부의장, 브레이너드 이사 등 3명만 남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연준의 균형이 무너진 적이 없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연방은행총재에게 부여되는 투표권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총재에서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총재 등 강경파로 넘어갈 순서”라며 파월 신임 의장 취임 후 연준이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신임 부의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파월 신임 의장이 비경제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들며 “부의장에 경제학자가 지명될 경우 연준의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단 일본 외환시장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파월 신임 의장의 발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의장으로 파월을 지명했을 때 일었던 “옐런 노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안도감이 이미 사라지면서 엔화환율은 12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연준 인사 발표에 따라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