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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구조 정말 괜찮나①] 부서지는 기둥, 무너지는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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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구조 정말 괜찮나①] 부서지는 기둥, 무너지는 안전

포항 지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의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 지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의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기둥이 부서지고 안전이 무너졌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의 필로티 구조 건축물 기둥이 지진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고 말았다.

필로티 구조는 지상층에 면한 부분에 기둥이나 내력벽 등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이외에 외벽, 설비 등을 하지 않고 개방시킨 구조를 일컫는다.
주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에 주로 쓰이는 필로티 구조는 원룸형 건축물에 많이 쓰인다. 세입자들이 꺼려하는 1층 공간을 없애면서 주차용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로 문과 벽을 만들어 상가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필로티 구조가 구조상 지진에 취약한 건 사실이지만 이번에 포항에서 일어난 기둥 붕괴사태는 필로티 구조가 아닌 해당 건물의 내진설계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의 경우 기둥들로 하중이 골고루 가도록 설계된다. 한 축의 기둥만 무너진 것은 해당 기둥만 부실하게 시공됐거나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필로티 구조가 구조상 지진에 취약할 수는 있지만 내진설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규모의 지진에 무너진 것은 내진설계를 하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6일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진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의 도시형 생활주택은 2015년 기준 1만2321단지로 집계됐다.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총 1만3933단지의 88%에 달한다.

필로티 구조도 내진설계만 제대로 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진이 많이나는 일본에도 필로티 구조의 건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잇따른 지진으로 건축물들의 내진설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이 정하는 내진설계 기준이 너무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꿎은 구조를 탓하기보다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