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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텐안먼 사건' 진압 의문점 풀릴까... 아마존 '중국 군사 기밀' 담은 책 판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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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텐안먼 사건' 진압 의문점 풀릴까... 아마존 '중국 군사 기밀' 담은 책 판매 개시

중국정부서 수집한 외국정보 포함된 '군사기밀' 전6권으로

'중국의 군사 기밀' 시리즈의 저자는 벤 케일러(Ben Keile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필명인 것으로 추측된다. 자료=아마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군사 기밀' 시리즈의 저자는 벤 케일러(Ben Keile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필명인 것으로 추측된다. 자료=아마존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최근 도서·서적 카테고리에 '중국의 군사기밀(China Secrets)'이라는 책을 출시했다고 복수의 서양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이 시리즈는 전6권으로 1989년에 일어난 톈안먼 사건의 진압 의문점과 중국정부가 수집한 해외정보가 포함된 군사기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군사 기밀' 시리즈의 저자는 벤 케일러(Ben Keile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필명인 것으로 추측된다. 책 속에는 1989년 6월 4일 발생한 톈안먼 사건 당시 벌어진 무력 진압의 내용에서부터 올해 3월의 티베트 계엄령, 그리고 중국-인도 간 국경 충돌 문제까지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또한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출범한 후 미국, 일본, 한국, 인도 등 국가에서 수집한 정보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군사지도와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현재 내용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자 케일러는 책 속에서 또 다른 톈안먼 사건 관련 서적으로 당시의 진압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6‧4 진상'에 대해 "내용이 원본이 아니기 때문에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6‧4 진상'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 중국 정치전문가 앤드류 나탄(Andrew Nathan) 교수와 프린스턴(Princeton) 대학의 페리 링크(Perry Link) 교수가 중국의 전직 공무원 장량(张良)이 제공한 비밀문서를 편역한 글이다.

'중국의 군사 기밀'에 실려 있는 지도와 문서는 1989년 6월 4일 새벽 톈안면 광장에 돌입하고 진압한 과정을 시각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오전 4시 군대가 광장에 도착해 철저한 계획 하에 시위대를 포위하고 진압했던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군대의 이동 경로와 진압 정책, 무력행사 등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지난달 프랑스국제라디오(RFI)는 최초로 영어 방송으로 책을 소개한 다음, 최근 중국어 버전으로 라디오 방송을 다시 내보냈다. 당시 RFI는 많은 중국 문제 전문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케일러와 그의 활동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전문가들도 '중국의 군사 기밀'의 진위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6‧4 진상'의 저자 중 한명인 링크 교수는 "책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지만, 모두가 허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탄 교수 또한 "사실 확인을 위해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영국 더럼대학(Durham University)에서 현재 '중국 연구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더럼 교수는 "책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자료 제공자는 신뢰할 수 있지만, 내용의 진위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남겼다.
또한 문화대혁명 중 광시성에서 일어난 인육을 먹는 참극을 폭로했던 송용이(宋永毅)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책 속의 일부 사진들이 한국 전쟁 때의 것으로, 과거 그가 중국의 역사 자료를 수집했을 때와 유사한 자료가 몇몇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 중 일부는 정부 내부의 간행물로서 기밀자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저자가 어떤 신분으로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케일러는 책 속에 "본 시리즈의 배후에는 밝힐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며, "중국에는 엄격한 국가보안법이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사형 선고를 받게 되기 때문에 실체를 밝힐 수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톈안면 진압에 참가한 부대 이름은 이미 알려져 있으며, 진압 당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더 자세한 부분을 세상에 밝혔을 뿐"이라고 서문을 통해 알렸다.

RFI는 "2017년 출판된 6권의 책은 일부이며, 현재 많은 자료가 번역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다른 11권을 곧 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이번 아마존에 판매되고 있는 신간은 1959년 티베트 민중 항쟁의 1급 비밀인 중공군 진압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다음 편에는 1979년에 벌어진 중국-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기밀문서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