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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체 "EV 판도 바꾸자"…'팀 재팬' 결성으로 EV개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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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체 "EV 판도 바꾸자"…'팀 재팬' 결성으로 EV개발 가속화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고, 경쟁할 부분은 경쟁

일본 자동차 업계는 EV개발을 위해 경쟁자와도 과감히 손을 잡고 최소의 자본으로 개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자료=클릭카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자동차 업계는 EV개발을 위해 경쟁자와도 과감히 손을 잡고 최소의 자본으로 개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자료=클릭카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전기자동차(EV)에서 유럽과 미국, 심지어 중국 자동차 업계보다 출발이 늦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연합세력을 형성해 반격한다.
EV 기반 기술의 표준화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벤처 기업까지 가세해 "EV 업계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품 모듈화가 한창 진행된 EV는 "일본이 가진 제조 기술의 우위성을 상실시킬 위험도 있다"는 우려와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EV 흐름에 일본이 동참하면서 어떤 미래상이 그려질 지 관심이 훨씬 높다.

"미래의 자동차를 결코 범용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품은 이 같은 생각은 마쓰다와의 제휴에 이어 10월 덴소까지 가세해 EV 기반기술 개발 회사 설립으로 우선 그 결실을 맺었다.

여러 기업들이 경차에서 트럭까지 폭넓게 전개할 수 있는 동일한 플랫폼(차체), 구동 모터, 배터리 등을 개발‧공유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오직 한 가지 단점으로 지적된 개성 표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떻게 브랜드의 맛을 내느냐가 도전 과제"라고 도요타 사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가타 오사무 도요타 부사장은 지난 7일 결산 회견에서 연합으로 새롭게 설립된 회사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 비용 절감을 도모하면서 더 나은 EV화 전략을 추진하고 싶다"며 "여러 회사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산하 히노자동차와 다이하츠 공업은 물론 현재 출자를 끝낸 스바루와 제휴 협의 중인 스즈키 또한 참여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만약 '팀 재팬' 결성을 생각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미국과 유럽, 그리고 신흥 세력인 중국 등에 "맞서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스즈키의 스즈키 토시히로 사장은 지난 2일 결산 회견에서 지적했다. 그리고 스즈키 사장은 "스즈키가 실적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도는 볼륨이 너무 크다"며 "이런 인도 등의 시장에서 EV화가 단번에 진행되면 기반이 약해 매우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배터리의 공동화 등을 포함해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면서, 경쟁할 부분은 서로 경쟁하는 것이 맞다"며 "말이 있다면(참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싶다"고 넌지시 '팀 재팬' 참가 의지를 표명했다. EV의 대세가 연합에 의해 주도될 것을 이미 간파했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일본 자동차 업계의 EV 연합 움직임이 도요타와 마쓰다, 덴소 연합이 전부가 아니다. 폭스바겐(VW)이 시장 베스트셀링 카 'e-골프'를 앞세워 10월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상륙한 직후, 닛산과 미쓰비시가 프랑스의 르노와 연합해 2020년까지 EV 전용 차체의 공동 개발 및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하여 2022년까지 총 12차종의 EV 모델을 시장에 투입할 방침을 밝혔다.

글로벌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내부 경쟁자들과 과감하게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면서 "최소의 자본으로 개발을 극대화 한다"는 일본 기업의 연합 전략은 이미 세워졌다. 따라서 이제는 일본 자동차 연합이 EV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떠한 전술로 뒤처진 EV 기술을 따라잡고, 경쟁력을 확보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