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바로미터’인 삼성이 최근 조기인사를 단행한 만큼 LG 역시 예년보다 빨리 인사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들이 ‘세대교체’라는 큰 틀에 맞춰 대부분 2선으로 물러난 만큼 LG 역시 세대교체를 토대로 한 인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LG그룹의 중추를 맡고 있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1956년)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1952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1957년) 등은 모두 1960년 이전 출생이다.
그러나 삼성과 달리 LG그룹에 대대적인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 되는 만큼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권 부회장의 등기이사 임기만료는 2019년 3월까지다. 하지만 권 부회장이 LG전자 재경부문을 오랜 기간 맡아온 경험 등을 토대로 LG전자로 이동할 수 있는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안정’과 더불어 ‘혁신’을 강조한 인사도 예상된다. 특히 혁신의 중심은 구본준 LG 부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다. 구 부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구본무 회장이 총사령관이라면 구 부회장이 야전사령관인 셈이다.
구 부회장은 올해 인사를 통해 현 체제를 넘어 그룹 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지난달 30일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3주일간 업적 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LG전자와 LG화학·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고위임원이 올해 성적표와 내년 농사계획을 보고한다.
재계는 구 부회장이 업적 보고회를 주재하는 것을 ‘구본무 회장-구본준 부회장-구광모 상무’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과정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1945년생인 구 회장은 만 72세다.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은 25년간 그룹을 진두지휘한 후 1995년 만 70세의 나이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1995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선 구 회장도 20여 년 간 그룹을 이끌었다. 현재 구 명예회장이 은퇴했을 당시와 비슷한 연령이다. 이로 인해 동생 구 부회장(1951년생)에게 힘을 실어준 후 장남인 구 상무에게 권한을 넘기는 승계형태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LG 경영권을 물려받을 구 상무의 승진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구 상무는 LG 오너일가 4세로 ‘유일한 후계자’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우리 나이로 40세다. 2014년 상무로 승진해 3년간 경영전략 임원으로 근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07년 40세에 전무로 승진했다. 구 상무 역시 올해 전무로 승진할 경우 이 부회장과 비슷한 ‘승진 코스’를 밟는다는 것.
LG 관계자는 “시기와 규모 등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