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인류의 스승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이들이 5단계 인격의 소유자들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의 인격은 크게 5단계로 나뉘어집니다. 1단계는 오직 먹고 살기 위해 애쓰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한 단계의 인격, 2단계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었지만 오직 먹고 사는 일에만 집착하는 단계의 인격, 3단계는 먹고 사는 일에서 조금 벗어나 다른 제3의 가치를 추구하는 단계의 인격, 4단계는 인간이 정말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 구도자(求道者)의 인격, 5단계는 그 답을 찾아 이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단계의 인격입니다. 이를 철학에 적용하면 1,2,3단계의 가치를 탐구하는 세간(世間) 철학, 4단계의 가치를 탐구하는 출세간(出世間) 철학, 5단계의 가치를 탐구하는 초세간(超世間) 철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최고의 성취는 5단계 인격의 소유자, 바로 성인(聖人)이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성인(聖人)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을 얻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근원적인 질문이라는 점,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철학(哲學)이라는 점, 많은 현자(賢者)들이 이러한 질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했다는 점, 그 중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체계적으로 발전한 것이 종교(宗敎)라는 점, 특정 종교의 가르침을 진리로 확신하고 그 가르침대로 나아가는 것이 신앙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습니다.
1,2단계의 인격을 가진 사람들의 인생의 목표는 오직 생존입니다. 생존이 그들 인생이 최고 가치입니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부와 권력과 명예가 필요합니다. 이들의 삶의 목표는 이것들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2단계 인격자들은 이것들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실제로 쟁취해 내는 반면 1단계 인격자들은 아직 이를 획득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능력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전형적인 1단계 인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인격자들은 생존에 필요한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부와 권력과 명예를 향해 질주 해 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것들이 인생의 궁극의 행복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것들 외의 다른 가치에 눈을 돌린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가족, 취미와 여가 활동, 종교생활, 공동체에의 기여와 봉사, 정의추구 등을 통해 행복을 찾으려 합니다. 이들은 생존 보다는 이러한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존이 위협받을 때에는 언제든지 2단계 인격으로 회귀합니다. 사실 3단계 인격자만 되도 훌륭합니다. 세상에는 1,2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3단계 인격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해 본 사람들입니다.

4단계 인격자들은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에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든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그곳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추구해 들어갑니다. 철학자들의 고민을 답습하고 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을 공부합니다. 인생이 번뇌로 가득한 이유를 탐구하고, 천명(天命)이 무엇인지 파고 들어갑니다. 나아가 이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고, 창조주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구도자(求道者)라 부릅니다. 4단계 구도자들이 모두 5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구도자들이 진리를 깨닫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오각(誤覺), 잘못된 깨달음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의 교집합은 정각(正覺)과 오각(誤覺)을 분별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5단계 인격자들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正答)을 얻은 자들입니다. 그들은 대각(大覺)·정각(正覺)을 통해 정도(正道)를 얻고 삶 속에서 그 길을 실천하고 실현해 나갑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득도(得道) 이후 죽을 때까지 사람들에게 그 길을 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였습니다. 정도를 모른 채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세상 사람들이 안타깝고 불쌍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인격은 몇 단계에 해당합니까?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까?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