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내년 경영방침으로 ‘공유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각 계열사의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는 ‘함께하는 성장, New SK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최 회장과 SK그룹 CEO들은 공유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실행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 내년 경영 화두, “사회적 가치 창출, 공유 인프라 구축"
매년 10월 열리는 SK 세미나는 계열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사업을 돌아보고 내년 그룹 경영 전략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경영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큰 폭의 변화 등에 방점을 둔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는 최태원 회장이 큰 관심사였던 ‘사회적 기업 가치 창출’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고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공유인프라 구축이 강조됐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개방형·공유형 경제 시대에는 나 홀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한 만큼 수익 등 경제적 가치 창출에만 매달리는 기업은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은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한 기술혁신의 필요성은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혁신의 필요성 등을 포함한 급격한 외부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 SK CEO들, 공유 인프라 활용한 사업 모델 구체화
최 회장과 CEO들은 그동안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인프라로 활용하는 성장전략을 만들어야 딥 체인지가 가능하다고 보고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한, 지속성장을 위해 사회문제 해결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고 공유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 등의 활동을 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SK CEO들은 세미나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경쟁전략 차원에서 외부 공유를 통한 협력적 생태계 조성과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을 통한 사업 확대, 자산 효율화 등 세 가지 관점에서 공유 인프라 구축의 세부 방법론을 공유했다.
연구개발(R&D)과 운영 유지(O&M) 노하우를 공유 인프라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화학·반도체 등 계열사가 자체 보유한 기술 역량을 공동으로 활용해 새로운 성장 방식을 찾은 사례도 공유했다. 전혀 다른 업종과의 협업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각종 데이터를 개방해 시너지를 내는 사례도 소개됐다.
SK 관계자는 "공유 인프라의 실행력 제고와 사회적 가치 추구는 SK그룹이 성장하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을 세미나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성공 모델이 빨리 나오도록 모든 계열사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