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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③] 사공 많아도 ‘아웃도어호’는 산으로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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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③] 사공 많아도 ‘아웃도어호’는 산으로 안 간다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부흥을 노리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부흥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철수’, ‘아웃도어의 몰락’, ‘아웃도어 시대 폐막’… 이 외에도 아웃도어의 지금을 표현하는 말들이 참 많다. 아웃도어 업계는 5년여 전 전성시대를 누렸다. 전 연령층의 패션에는 아웃도어가 함께 하는 그야말로 ‘아웃도어 시대’였다. 7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던 아웃도어는 순식간에 내리막을 걸었다. 아웃도어에 뛰어든 패션업체들은 줄줄이 매출 부진을 겪었고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정리했고, 가지고 있더라도 1개이거나 정통 아웃도어가 아닌 스포츠 브랜드, 애슬레저 느낌이 강한 신개념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향후 아웃도어 부흥기는 올까. 현재로서는 모두들 고개를 젓는다. 다만, 아웃도어는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3부작에 걸쳐 작금의 아웃도어 업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①] ‘굵고 짧았던’ 전성기… 철수 철수 또 철수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②] ‘아웃도어?’, ‘스포츠?’… 경계가 사라졌다

[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③] 사공 많아도 ‘아웃도어호’는 산으로 안 간다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부흥을 노리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이른바 ‘공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공유가 출연한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로 공유가 모델인 디스커버리의 인지도 개선은 물론 매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스커버리의 성장을 ‘공유 효과’로 보는 한편,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라는 브랜드 색이 최근 패션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아웃도어 업체 담당자는 “디스커버리는 사실 아웃도어라기엔 많이 캐주얼한 느낌”이라며 “모델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아웃도어 느낌을 많이 버린 것이 성장세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웃도어가 처음 상승세를 타게 된 것이 ‘등산’의 힘을 얻은 것을 감안하면 아웃도어 업계가 지금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과거와 많이 달라진 셈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고 있는 빈폴아웃도어는 이서현 사장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아웃도어 전성기 당시에도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빈폴아웃도어는 정통 아웃도어보다 한 단계 진화된 브랜드로 2012년 론칭했다. 어반 아웃도어로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그런 옷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의 한발 앞선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금도 통하는 이유다. 빈폴아웃도어가 주장하는 어반 아웃도어는 현재 아웃도어 업계가 변화를 꾀하고 있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빈폴 아웃도어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 처음으로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도심형 아웃도어를 전개했다. 당시 배우 김수현과 수지를 투 톱 모델로 기용하는 ‘젊은 모델’ 마케팅 기법도 적중했다.

3040의 남자배우를 중심 모델로 가져가던 아웃도어 업계가 최근 모델 연령층을 끌어내리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빈폴 아웃도어는 현재 서강준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소다 남매가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LF의 라푸마가 설현 차은우를, 블랙야크는 솔빈과 뉴이스트W을 내세웠고 아이더가 박보검, 워너원을 모델로 기용했다.

사진=아이더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아이더 제공

아웃도어 업계가 ‘스타 마케팅’에 여전히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정말 인기가 많은 모델을 기용하면 본사로 전화가 와서 얼마어치를 사면 팬사인회에 갈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며 “모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웃도어 업계가 브랜드 방향성을 재고하고 스타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예전 같은 전성시대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 2분기에 ‘3개월 내 국내여행 중 취미나 운동 활동 계획’이 있는 5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복응답)에 따르면 낚시를 하겠다는 사람이 40%로 등산(34%)을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등산이 확 뜨면서 아웃도어 역시 급격하게 호황을 누린 부분이 있다”며 “취미가 다양해지고 꼭 산에 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아지면서 아웃도어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