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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②] ‘아웃도어?’, ‘스포츠?’… 경계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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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는 어디로 가나②] ‘아웃도어?’, ‘스포츠?’… 경계가 사라졌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도심 속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등산을 간다고 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싼 등산복으로 감싸는 사람들은 줄었다.이미지 확대보기
가벼운 옷차림으로 도심 속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등산을 간다고 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싼 등산복으로 감싸는 사람들은 줄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철수’, ‘아웃도어의 몰락’, ‘아웃도어 시대 폐막’… 아웃도어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들은 이 외에도 많다. 아웃도어 업계는 5년 전이 전성시대였다. 전 연령층의 패션에 아웃도어가 함께 하는 그야말로 ‘아웃도어 시대’였다. 7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던 아웃도어는 그러나 순식간에 내리막로 들어섰다. 아웃도어에 뛰어든 패션업체들은 줄줄이 매출 부진을 겪었고 사업을 철수했다. 현재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정리했고, 있다고 해도 브랜드 1개 정도이거나 정통 아웃도어가 아닌 스포츠 브랜드, 애슬레저 느낌이 강한 신개념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아웃도어에 부흥기가 다시 올까. 현재로서는 모두 고개를 젓는다. 다만, 아웃도어는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3회에 걸쳐 작금의 아웃도어 업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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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와 스포츠, 사실 딱히 구별점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와 스포츠의 경계는 사라진 지 오래”라며 “도심과 아웃도어, 스포츠가 한 곳에서 모일 수 있는 접점으로 모두 만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도심 속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등산을 간다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싼 등산복으로 감싸는 사람들은 줄었다. 자신에게 꼭 맞는 편안함과 기능성만 있다면 디자인도 우선 고려사항이 됐다.

아웃도어와 스포츠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한 스포츠 업체 관계자는 “운동복이 온전하게 운동을 위한 의류로만 다뤄지면 타깃층이 너무 좁아진다”며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잡으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전개하는 코오롱스포츠다. 이름은 ‘스포츠’지만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정통’마저 서서히 무너지는 모양새다.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시티 아웃도어’를 제안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아웃도어의 영역을 뛰어넘어 평상복처럼 매일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브랜드에 속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인 ‘시티 아웃도어’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코리아는 휠라아웃도어를 철수했지만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린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스포츠 브랜드이긴 하지만 휠라코리아의 상승세를 눈여겨 보고 있다. 모델 김유정 기용, 최근 잇따른 신제품 성공 등으로 10대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만큼 아웃도어 브랜드가 지켜볼 것들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사실 소비자들에게는 아웃도어와 스포츠 업체의 차이가 더욱 와닿지 않는다. 직장인 오모씨(25)는 “아웃도어와 스포츠라고 하니 차이가 느껴지긴 하는데 업체를 그렇게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고 백화점에서도 보통 같은 층에 있어서 같은 업계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중학생 최모씨(15)는 “노스페이스나 휠라나 그냥 스포츠 느낌이 강하다”라며 “제품을 구매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다. 브랜드 자체로 인식하지 아웃도어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라는 생각은 안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웃도어와 스포츠 업체의 경계가 상당 부분 사라진 데다 최근 트렌드가 아웃도어나 스포츠의 느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향후 두 업계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아웃도어냐 스포츠냐의 의미가 없지 않겠나”라며 “예를 들어 이랜드는 아웃도어 사업에서 손을 뗐지만 운영 중인 스포츠 브랜드를 통해 어느 정도 관련 업계의 이슈를 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