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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 '채용비리'로 얼룩진 금융감독원, 국감서 호되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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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 '채용비리'로 얼룩진 금융감독원, 국감서 호되게 맞았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채용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금융감독원이 17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금감원 고위 간부의 내부 채용비리 연루는 물론 은행권 특혜채용 의혹까지 도마에 올랐다.

이날 여의도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채용비리와 관련 "감독당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감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채용해 신입사원 150명 중 16명을 특혜채용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이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직원과 은행 VIP고객의 자녀 등 20명을 특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이 제시한 '추천현황' 문건에는 입사 지원자의 이름·나이·출신학교 등과 함께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었다. 금감원으로부터 추천받은 지원자도 2명 있었다. '관련 정보' 란에는 '금융감독원 요청'이라고 명시돼 있다.

우리은행 고액 고객의 자녀도 대가성 공채의 대상이 됐다. 우리은행 한 센터장이 추천한 것으로 적힌 한 고객의 자녀의 경우 '비고'란에 '여신 740억원' '신규 여신 500억원 추진'이라고 기재돼 있어 은행 거래액수와 채용이 관련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심 의원은 "우리은행은 100%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해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만 제보에 따르면 면접관들이 연필을 사용하게 했다고 한다"며 "왜 연필을 사용하게 했을까. 결국 사후에 최종 판단시 지우고 수정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채용 문제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은행에 자체감찰을 요청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현장검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한 지난해 실시한 신입 공채에서 유력 인사의 청탁을 받고 합격기준 미달인 직원을 선발인원까지 늘려가며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이 실시한 지난해 5급 신입 일반직원 공채에서 필기시험이 끝난 후 채용업무를 담당한 모 국장이 '지인'의 연락을 받고 필기전형 합격선에 들지 못한 지원자를 합격자 명단에 부당하게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2명이었던 채용 예정인원이 23명으로 늘어났다.

감사원은 지난달 채용비리를 비롯해 금감원의 방만한 조직 및 인력 운영과 부적정한 검사·제재 등 금감원 내부의 총 52건의 위법·부당행위 사례를 적발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결과를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채용비리 정도가 극심하다며" 금감원이 해야 할 여러가지 일보다 더 중요한 게 금감원 내부 개혁"이라고 질타했다.

금감원은 감사원이 지적한 제반 문제들을 시정하기 위해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감원 임직원들이 각종 의혹과 일탈행위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사·조직 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임원에 대한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