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권오현 사퇴, ‘삼성인적쇄신+이재용체제 강화’ 나비효과로 이어진다

공유
14

권오현 사퇴, ‘삼성인적쇄신+이재용체제 강화’ 나비효과로 이어진다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계열사 인사 태풍에 긴장감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유호승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퇴로 삼성그룹에 대대적인 인사 바람, 쇄신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전자뿐만 아니라 물산, 금융계열사에 전방위적으로 60년대 출신의 젊은 CEO들이 대거 발탁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인사쇄신에 따른 세대교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친정체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삼성전자 계열사, 대폭 물갈이 전망…최대 6명


삼성전자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등기임원은 이재용 부회장 등 17명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권 부회장처럼 내년 상반기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총 6명이다.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홍완훈 삼성전기 부사장 ▲정세웅 삼성SDI 부사장 ▲한갑수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박성태 삼성SDS 전무 등이다.

권 부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연임이 안 될 경우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의 컨트롤타워를 담당했던 옛 미래전략실 임원들의 복귀도 점쳐진다. 최근 미전실 임원들이 안식년을 끝내고 복귀하고 있다. 미전실 소속이던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과 권영노 삼성물산 부사장은 지난주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SDI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삼성 관계자는 “정확한 인사 시기와 규모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인사는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만 안다”고 설명했다.

◇ 전자 바라보는 삼성물산 등 계열사 긴장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이달 중 실시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성물산 및 서비스 계열사들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5년까지 그룹사 인사를 동시에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각자도생’ 체제에 돌입해 계열사별 분리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인사는 삼성전자가 먼저 스타트를 끊고 다른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 부회장의 사퇴로 ‘인사 쓰나미’가 예고되면서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물산 및 서비스 계열사 7곳의 등기이사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22명이다.

이 중 내년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이사는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육현표 에스원 사장 ▲김효섭 삼성중공업 부사장 ▲김명수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박찬형 제일기획 부사장 등 6명이다. 등기이사 임기만료가 임박하면서 올해 인사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인사쇄신 거셀 듯


권 부회장의 퇴진으로 CEO 인사태풍이 거셀 곳은 금융계열사다. 삼성금융 계열사는 삼성생명이 주력으로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이 금융 분야별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4곳의 등기이사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등 21명이다. 내년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삼성 금융계열사 최근 2년 동안 제대로 된 인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임기 만료에 맞춰 인사를 하기 보다는 임기 중 CEO를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김창수‧안민수‧원기찬 사장 모두 애초 임기는 지난 1월 초였다. 하지만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세 사람 모두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는 2020년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임기를 늘렸을 뿐 인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이들 CEO는 임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생명 김 사장의 경우 여러모로 인사태풍에 노출되어 있다. 삼성생명은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으로 기관경고가 확정됐으며 김 사장 본인도 징계(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삼성생명이 사실상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 변신의 토대를 쌓기 위해 금융계열사 및 비금융계열사 지분 정리 등을 마무리할 새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변수는 이들 CEO와 이재용 부회장의 관계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 안 사장과 삼성증권 윤 사장은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평가한다. 안 사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한동안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윤 사장은 삼성물산 상사부문 뉴욕지사 관리팀장 재직 당시 이 부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은 오너의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인사를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유호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