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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8)] 세종대왕의 재즈 리더십…재즈와 한글, 그 운명적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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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은의 재즈다이어리(18)] 세종대왕의 재즈 리더십…재즈와 한글, 그 운명적 연결고리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 사진=배장은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 사진=배장은 제공
지난 9일은 제571돌 한글날이었다. 이번 주제는 '세종대왕과 재즈!'로 잡아 보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과학과 음악을 발달시키고 백성과 군주의 소통을 위한 언어인 한글를 창제하여 조선 문화를 꽃피운 대왕 세종과 그 어떤 것과도 조화를 이루는 엄청난 장점이 있는 매력적인 예술의 한 형식인 재즈. 어떻게 보면 그 둘을 연관시키는 것은 엉뚱하다 못해 감히 무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무엇보다도 세종대왕에 대한 깊은 존경심으로, 그리고 한글의 아름다움과 그 존재의 고귀함에 대하여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즈와 우리 언어의 운명적인 연결 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17세기 말에 이르러 하프시코드 등 오늘날의 피아노 초기 모형이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피아노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그 후로도 한 세기가 더 지나야 했다.

그런데 세종대왕은 피아노의 출현보다 훨씬 더 옛날인 1443년 훈민정음을 만드셨다. 그리고 3여년 간의 과정을 거쳐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포하셨다.

당시 명나라의 눈치를 보아야하는 조선 상황과 사대주의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쓴 세종대왕의 결단력은 과히 메가톤 급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어떠한 언어도 정확하게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라는 사실을 견주어 볼 때 우리의 한글은 피아노 보다도 역사가 깊고 대왕 세종께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드신 예술 작품이다. 한글은 과학과 예술, 그리고 철학의 위대한 산물인 것이다.

『예기』중, 세종은 “성으로써 음을 알고, 음을 살펴 악을 알고, 악을 살펴 정치를 알게 되면 치도가 갖춰진다"라 하셨다.

음악을 누구보다도 사랑하셨던 세종대왕이시기에, 만약 21세기에 계셨다면 재즈라는 음악의 효율성과 실용성을 분명 높이 평가하고 응용하셨을 것이다. 재즈는 나이와 성별, 국경을 넘어 그 언어를 습득하는 사람들은 음악적으로 함께 할 수 있으며, 어떠한 장르의 음악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쓰임이 유용하다.

음악을 할 때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지휘자를 두고 작곡된 곡을 해석하고 연주하는 것이 바람직한 편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존재하는 곡의 해석을 뛰어 각각의 멤버가 연주와 작곡을 동시에 하는 즉흥 연주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최소 구조와 최대 자율의 재즈 밴드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런 면에서 재즈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한글의 실용적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다.
재즈 리더십은 우선 경제적이다. 실력 있는 자들이 먼저다. 하지만 성공적인 그룹의 형성은 팀워크가 우선시된다. 실력이 갖추어진 사람들이 함께 한다하더라도 그들간의 조화와 소통과 합이 들어 있지 않으면 결코 좋은 팀워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중에서도 실력이 최 우선이다. 세종대왕도 이 점을 항상 중요시 하셨다.

세종대왕은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신하라 할지라도 그들의 능력과 경험을 존중하며 활용할 수 있는 인내와 지혜가 있었다. 또 실력있는 인재 등용을 위해 신분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등용의 문을 열었으며 그들을 성장시키며 함께 의논해 나아갔다. 세종대왕이 없었다면 장영실과 같은 천재적인 발명가를 15세기에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과 같은 실력있는 젊은 인재들을 등용하여 집현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한글 탄생이 과연 가능한 일이었겠는가? 그리고 세종대왕은 각자의 맡은 역할에 최대의 자유를 주었다. 그로인해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했다.

재즈라는 언어를 배우고 사용해 왔던 나에게 우리 아름다운 한글로 이 음악적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과 실용성과 더 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바람이 생긴다.


배장은 재즈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