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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생일’ 맞은 재계, 특별한 생일상 없다…봉사활동 등으로 창립 의미 되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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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생일’ 맞은 재계, 특별한 생일상 없다…봉사활동 등으로 창립 의미 되새김

2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SK하이닉스, 한화, 빙그레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창립기념일을 맞는 가운데 대부분 특별한 기념식 없이 ‘조용한’ 생일을 치를 전망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SK하이닉스, 한화, 빙그레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창립기념일을 맞는 가운데 대부분 특별한 기념식 없이 ‘조용한’ 생일을 치를 전망이다.
재계의 창립기념일 풍속도가 달라졌다.

올해 창립기념일을 맞은 기업들이 특별한 생일상을 차리는 대신 조촐하게 내부 기념식을 갖거나 이마저도 생략하는 분위기다. 과거 떠들썩하게 창립 주년을 알리고 ‘비전 선포식' 등 외부행사를 벌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 SK하이닉스, 한화, 빙그레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10월 잇따라 창립기념일을 맞는 가운데 대부분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생일을 보낼 전망이다.

◇ LG전자, 창립 60주년…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LG전자가 다음달 초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LG전자의 전(前) 상호명은 금성사다. 1958년 설립된 금성사는 1959년 국내 최초로 진공관 라디오를 생산해 전자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선풍기와 냉장고, 텔레비전, 에어컨 등을 국내 처음 생산했다. 1977년 매출액 1000억원 달성과 1978년 수출액 1억달러를 넘겼다. 이후 1995년 금성사에서 LG전자로 상호를 바꿨다.

LG전자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창립일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 3월 창립 70주년을 맞은 LG그룹도 특별한 행사를 열지 않았다. 대신 첫 국산 라디오 ‘A-501’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각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LG의 사풍은 ‘과거를 회상하기보다 미래를 내다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념일을 따로 챙기지 않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 같은 날 창립기념일…한화, '봉사활동' 빙그레 '글꼴 나눔' 기념 행사

한화그룹과 빙그레의 창립기념일은 같은 날이다. 다음달 9일 한글날이 창립기념일인 두 그룹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다.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는 한화는 창립기념 행사를 봉사활동으로 대체한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 따로 진행하는 창립기념 행사는 없다”며 “창립기념일이 휴일인 관계로 다음 날 임직원끼리 조촐하게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업의 창립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부 행사 대신 매년 해온 사회공헌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2007년부터 창립기념일을 기념해 릴레이 봉사활동을 진행해왔다. 한화그룹 24개 계열사, 57개 사업장, 3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주거환경 개선과 농촌 일손 돕기, 환경정화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창립기념일 의미를 되새기는 임직원 릴레이 봉사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빙그레는 창립기념일에 맞춰 글꼴 나눔행사를 진행한다. 앞서 빙그레는 지난해 한글 보급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글 글꼴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창립기념일이 휴일이라서 다음날 임직원들끼리 조촐하게 창립기념식을 열 계획"이라며 "창립 기념 행사는 특별하게 따로 없고 빙그레 이름을 딴 한글 서체 '빙그레체'를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빙그레에 따르면 해당 서체는 창립기념일을 맞아 약 1년 동안 개발하고 감수 기간을 거쳐 탄생한 것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창립기념일에 글꼴 나눔으로 창립기념일을 자축할 예정이다.

'33주년' SK하이닉스, "창립기념일 조용히 보낸다"

SK하이닉스는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맞을 계획이다. 다음달 10일 창립 34주년을 맞는 SK하이닉스는 내부 기념식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 속에서 창업의 의미만 되새길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회사 창립 33주년· 중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현재의 위기는 잘못 대응하면 우리를 완전히 집어삼킬 수도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당시 박 사장은 “현재 직면한 위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스스로의 변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강조했다.

◇ '55주년' 두산중공업, '봉사활동'으로 특별한 생일 주간

두산중공업은 지난 20일 55돌 생일과 함께 특별한 생일 주간을 보냈다. 창립기념일 전후로 ‘사회공헌활동 주간’을 선포하고 대규모 릴레이 특별 봉사활동을 펼친 것.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기치로 내건 경남 창원공단 두산중공업은 창립기념식 대신 지역사회의 상생과 지역 주민이 보내 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창원 시내 농촌과 어촌, 도심과 학교를 넘나드는 지역 밀착형 릴레이 특별 봉사활동에 나섰다.

두산중공업 사회봉사단 임직원 800여 명은 지난 13일과 19일, 23일에 의창구와 마산회원구 등 창원시 전역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창립기념일 의미를 되새겼다.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은 “두산중공업이 지난 55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것은 지역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따뜻한 나눔문화 확산을 선도하고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보내는 게 트렌드가 됐다”며 “국내 경기 상황과 재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살펴보면 요란하게 기념행사를 하는 것보다 조용하게 자축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되새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길소연 유호승 천진영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