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사면초가' 재계, 북핵 도발에 한·미 FTA 폐기설까지…어쩌나

공유
0

'사면초가' 재계, 북핵 도발에 한·미 FTA 폐기설까지…어쩌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따른 보복, 가계부채, 고용·소비 부진, 통상임금 이슈 등 이미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한미 FTA 폐기론 등이 동시에 터져 나와 재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따른 보복, 가계부채, 고용·소비 부진, 통상임금 이슈 등 이미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한미 FTA 폐기론 등이 동시에 터져 나와 재계가 충격에 빠졌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사면초가가 따로 없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에 이어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
를 논의하겠다고 나서 재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에 따른 보복과 가계부채, 고용·소비 부진, 통상임금 이슈 등 이미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한·미 FTA 폐기론 등이 동시에 터져 나와 재계가 충격에 빠졌다.

국내 기업들은 새 정부 출범 후 정책 불확실성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핵과 한·미 FTA 등의 문제로 인해 내년도 경영 계획 등 장기 전략 수립에 차질이 생겨 사실상 국내 경영환경이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북한의 핵실험 도발로 해외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또한 한미 FTA 악재까지 겹쳐 국내 기업들은 문 정부의 새로운 정책기조에 적응할 틈도 없이 외교안보발 대형 악재를 마주해 안팎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한·미 FTA 폐기 및 재협상 문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한·미 FTA 폐기 및 재협상 시 피해액은 향후 5년간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세 분야에서 최대 170억달러(약 19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중 자동차산업의 수출손실이 101억 달러로 가장 손실 규모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 손실 9만명, 생산유발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 등의 손실도 잇따랐다.

기계 산업의 수출손실액도 55억 달러나 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철강 산업의 수출손실액은 14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재계는 FTA 폐기와 북핵 리스크가 가시화될 경우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정부 대응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북핵 리스크와 트럼프의 FTA 폐기 발언으로 불안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하루 빨리 외교안보문제를 정리했으면 좋겠다. 상황이 길어지면 기업의 피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정부는 미국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며 폐기와 재협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국익과 국격을 위해 당당하게 한미FTA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고 지금도 그 입장에 변함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도 미국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부와 미 경제단체 등과 협력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미국 상공회의소를 통해서 한·미 FTA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미 상의와 공조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추후 우리 정부 대응이나 이번 주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액션이 나오기 전까지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무역협회는 “한·미 FTA가 폐기된다면 양국 모두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며 교역 감소가 불가피하며, 그동안 상대방의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한미 FTA가 폐기까지 이르지 않도록 양국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